[세계 속 K-라면] ②해외매출 ‘70%’ …내수 의존 벗은 ‘삼양’ 의 현지화 전략

시간 입력 2023-10-05 07:00:04 시간 수정 2023-10-06 06: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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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액 6050억원…그중 80%가 ‘불닭볶음면’ 매출
‘유튜브·K팝’ 타고 흥행…2017년 내수 앞지른 해외실적
밀양1공장 부지에 2공장 또 짓는다 ‘생산량 늘리고 맛도 현지화’

K-라면 수출 호조로 상반기 라면 회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거두면서 해외 매출이 이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특히 라면 3사 중 삼양(삼양라운드스퀘어)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70%에 달해 수출 덕을 가장 크게 봤다. 올해 공격적인 해외 사업을 예고한 삼양은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둘째 주까지 국내 라면 수출액은 6억 5730만달러(872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7억 6543만달러(1조165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최고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  해외 ‘불닭’ 흥행에 최대 실적…올해 연매출 1조원 목표

지난해 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삼양은 올 상반기에 5309억원의 매출과 679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이는 5년 전 삼양과 비교하면 연간 실적과 대등한 수치다.

삼양의 성장에는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출이 기여했다. 1963년에 국내 첫 라면(삼양라면)을 출시한 삼양은 긴 업력에도 불구하고 농심, 오뚜기에 큰 격차로 밀리며 업계 3위에 머물렀다. 2015년 2000억원대던 연매출은 2016년 불닭볶음면 판매 호조로 급성장했다.

내수중심 기업이던 삼양은 2016년을 기점으로 해외 수출이 내수를 뛰어넘었다. 현재 삼양의 해외 수출액은 전체 매출의 66%비중을 이룬다. 그 중 불닭볶음면 매출은 약 80%로 외형확대의 일등공신이다. 유튜브 먹방, K-팝 콘텐츠, 매운 맛 챌린지 트렌드로 촉발된 해외에서의 ‘불닭’인기는 여전하다.

삼양 측은 별도의 마케팅 없이 어부지리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게 됐다는 설명이지만, 국내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해외 시장에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공들이고 있다. 커지는 해외 수요에 대응해 올해 수출용 라면 공장을 추가로 짓고, 현지화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중이다.

현재 해외에 수출되는 삼양 제품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다. 삼양은 얼마 전 작년 5월 준공한 밀양 제1공장 부지에 제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2공장은 2024년 2월 착공해 2025년 5월 준공 예정으로 총 164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총 5개 생산설비를 갖춘 제2공장을 가동하면 제1공장의 생산량까지 연간 12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 맞춤형 제품으로 현지시장 공략…수출 브랜드 ‘불닭·탱글’ 육성

김정수 삼양 대표이사는 “삼양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수출에 지리적 이점이 많은 밀양에 제2공장을 짓게 됐다”며 “세계적으로 K-푸드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지역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주력 수출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수출 전용 브랜드로는 ‘불닭’을 낙점하고 적극 육성중이다.

현재까지 해외 시장 맞춤으로 출시한 불닭 시리즈로는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콘불닭볶음면 △3X핵불닭볶음면 △하바네로불닭볶음면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이 있다. 하반기부터는 해외전용 건면 브랜드로 론칭한 ‘탱글’을 미주지역부터 판매한다.

현지 법인 설립은 2019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지속 추진 중이다. 수출 초기에는 주로 현지 대형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지만, 마케팅 효율성을 고려해 수출 주력 국가에 판매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2021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같은 해 9월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2023년 4월 ‘삼양식품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중국, 미주, 동남아 지역은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각각 35%, 15%, 35%를 차지하는 주력국이다.

최근 창사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 김정수 대표이사는 “불닭 챌린지를 세계인이 하나의 놀이문화로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세계인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은 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불닭을 K-컬처 플랫폼으로 진화 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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