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K-라면] ①농심·오뚜기 등 라면업계, 내수 침체에 해외에서 기회 찾는다

시간 입력 2023-09-26 17:48:11 시간 수정 2023-10-04 09: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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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 매출은 느는데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
위기 해소 위해 해외 공략…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
라면3사 북미·베트남 등 지역 가리지 않고 공략 가속

수익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라면업계에서 해외 시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매년 라면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라면업체들도 앞다퉈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 한국 라면 60년…지난해 수출액 1조원 돌파 ‘고공행진’

올해는 한국 라면이 출시된 지 60년이 된 해로 의미가 깊다. 국내 최초 라면은 1963년 9월 출시된 ‘삼양라면’이다.

과거 일본에서 제조설비를 수입해 라면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국내 기업이 생산한 한국 라면으로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라면 업체들도 앞다퉈 해외 시장에 진출해 이른바 ‘K-라면’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국내 라면 시장이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 개척은 라면 업체들에게는 필수적일수밖에 없다.

해외 시장에서의 한국 라면 인기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라면은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 수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라면 수출액은 7억6541만달러(한화 약 1조321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6억7440만달러)비 13.5% 증가한 수치다.

◇ 매출은 느는데 수익성 감소…고민 깊은 라면업체들

최근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 증가로 인해 국내 라면업계는 어려움을 겪었다. 매출은 늘어나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거나 매출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해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 주요 라면 업체로는 농심(대표제품 신라면)과 오뚜기(진라면), 삼양식품(불닭볶음면)이 있다.

이중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신라면’을 판매하는 농심의 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1년 4.0%, 2022년 3.6%로 0.4%p 하락했다.

농심의 2022년 매출액이 3조1291억원, 2021년 매출액이 2조6630억원으로 1년 새 매출액이 1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5.7%)는 매출액만 못했기 때문이다.

농심 미국 제2공장 전경. <자료=농심>
농심 미국 제2공장 전경. <자료=농심>

영업이익률 하락은 농심만 겪었던 것은 아니다. 오뚜기의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률도 2021년 6.1%에서 지난해 5.8%로 0.3%p 하락했다. 오뚜기 또한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매출액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삼양식품의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률도 2021년 10.2%, 2022년 9.9%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삼양식품은 영업이익률이 10% 내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 수출 비중이 60% 이상으로 주요 업체 중 제일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 주요 라면업체 해외 매출 꾸준히 증가…해외 비중 1위 삼양 쫓는 농심·오뚜기

최근 주요 업체의 해외 매출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미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훌쩍 넘어선 삼양식품을 제외하고라도 오뚜기와 농심의 해외 연간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30%대,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먼저 농심의 최근 3년 간 해외 매출액은 △2020년 6754억원 △2021년 7363억원 △2022년 920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506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371억원) 대비 15.8% 늘었다.

농심이 공략하는 주요 국가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다. 지난해 농심은 북미시장에서 전년비 24.1% 증가한 4억9000만달러(약 66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농심 측은 이에 대해 “미국 내 주요 유통채널인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샘스클럽 등의 매출이 크게 확대됐고,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급증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베트남 법인 전경. <자료=오뚜기>
오뚜기 베트남 법인 전경. <자료=오뚜기>

농심은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고 2005년 LA공장을 가동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제2공장을 완공했다.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연 매출 15억달러(약 2조234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도 △2020년 2409억원 △2021년 2736억원 △2022년 3265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삼양식품이나 농심보다는 해외 매출액이 적지만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올해 오뚜기의 해외 매출액은 1617억원으로 전년(1725억원)동기 대비 6.3% 감소하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오뚜기는 베트남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라면 소비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연간 1인당 라면 소비량은 87개로, 한국(73개)을 뛰어넘었다.

오뚜기는 베트남 라면 시장 공략을 위해 2018년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현재 이곳ㅇ[서는 진라면과 북경짜장 등이 생산되고 있다. 오뚜기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646억원으로 전년(452억원)비 43.1% 증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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