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차입금 138조 웃돌아…빚으로 전기 만드는 ‘악순환’

시간 입력 2023-12-09 07:00:00 시간 수정 2023-12-07 17: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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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대비 한전 차입금 57조8686억원 늘어…72.2%↑
전기요금 정상화 지연·한전채 발행 등이 차입금 ‘가속화’

한국전력 본사.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한전)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전은 한전채(한국전력 회사채)를 무더기로 발행하며 차입금을 높였다. 한전의 ‘차입 경영’은 전기요금 인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가속화됐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2023년 지정 500대기업 중 2021년~2023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72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한전의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한전의 올 3분기 차입금 총액은 138조492억원으로 기업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차입금 총액이 2번째로 많은 현대자동차가 123조9138억원이고 3위인 한국가스공사가 41조981억원을 기록했다.

한전은 최근 2년간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2021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늘어난 차입금이 57조8686억원(72.2%)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전 다음으로 차입금이 늘어난 기업은 SK하이닉스로 18조720억원, 한국가스공사는 16조3721억원 수준이다.

한전은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원가 이하의 전기를 공급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차입 경영’에 의존했다. 한전의 올해 3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57.5%로 지난 2021년 3분기 대비 18.8%포인트 증가했다.

한전이 발행하는 한전채의 경우, 정부가 자금을 보증하는 초우량등급(AAA) 채권이라 시장의 선호도도 높은 편이다. 한전이 지난해 연간 발행한 한전채는 31조8000억원 규모고 올해 3분기까지는 11조9300억원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전의 ‘차입 경영’을 가속화한 전기요금 인상 문제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한전이 올해 목표로 세웠던 전기요금 인상 폭인 kWh당 51.5원은 달성하지 못하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kWh당 21.1원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달 8일에는 가정용과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갑) 요금은 동결, 대기업에 적용되는 산업용(을) 요금만 kWh당 10.6원을 올렸다.

하반기 전기요금 일부 인상과 관련해 한국전력 관계자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 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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