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로봇으로 판 키운다…신사업 ‘드라이브’

시간 입력 2023-12-15 17:44:01 시간 수정 2023-12-15 17: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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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로봇 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 인수 추진  
미래성장 플랫폼 확보 및 美 방산시장 진출 계획  
내년 신익현 체제로 전환…미래 사업에 속도낼 듯

LIG넥스원이 미국의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군용 로봇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본업인 방산에 로봇 기술력을 접목시킨 시너지를 바탕으로 새 먹거리를 확보하고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최근 미국의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3149억원이며, 주식 취득예정일은 오는 2024년 6월 30일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안으로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가계약을 맺고, 내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으면 최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2015년 설립된 고스트로보틱스는 군사용 4족 보행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미국 연방정부 및 동맹국 정부에 로봇을 공급하고 있고, 주력 모델인 로봇견 ‘비전 60’은 미 공군기지의 주변 보안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서울 용산공원에서 대통령 집무실 경호용 로봇으로 시험 운용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군용 로봇 시장은 오는 2030년 4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화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기술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방산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실제 현대로템의 경우, 지난해 국내 첫 군용 다족보행로봇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오는 2024년까지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본체, 임무장비 및 원격조종장치 등 시제품을 육군에 납품한다는 목표다.

LIG넥스원 역시 본업인 방산에 로봇 기술력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족 보행로봇이 단순히 정찰, 감시, 전투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로봇 플랫폼으로서 민수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미국 방산 시장 진출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 측은 “미래성장 플랫폼 확보 및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지분 취득 목적으로 밝혔다. 

신익현 LIG넥스원 신임 사장. <사진제공=LIG넥스원>

중책은 오는 2024년부터 LIG넥스원의 새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신익현 지휘통제통신·감시정찰·표적획득(C4ISTAR) 사업부문장이 맡게 됐다. 2018년부터 5년간 LIG넥스원을 이끈 김지찬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난다.

신 부문장은 공군사관학교 32기 출신으로 2007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실 행정관, 2010년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2013년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처장 등을 지낸 뒤 2015년 전역했다. 

LIG넥스원에는 2017년 전략기획전문위원으로 합류해 C4ISTAR 사업부문 본부장 등을 거쳤다. 신 부문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사장직을 수행하고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을 담당하는 주력 사업부인 정밀타격(PGM)이 아닌 C4ISTAR 사업부에서 사장이 배출된 것은 LIG넥스원이 미래 먹거리인 항공탑재 무기체계와 초소형 위성, 드론 등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다.

C4ISTAR 사업부는 지상·함정 전투체계 및 각종 레이더와 수중감시체계, 드론 등에 대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유도무기와 달리 수출 실적이 상대적으로 적어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은 내년부터 초소형 위성과 드론, 로봇 등 신사업 확장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추진 발표는 방산사업 확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군의 현대화, 첨단화는 무인화, 디지털화, 자동화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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