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 부는 ‘트래블’ 바람…지주계 카드사 모두 참전

시간 입력 2024-04-10 07:00:00 시간 수정 2024-04-09 14: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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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2월 누적 해외이용금액 2.9조…전년보다 23%↑
해외여행·직구 수요 껑충…카드사 특화서비스 봇물

해외여행과 해외직구 수요가 늘어나면서 카드사 해외이용금액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도 여행특화 ‘트래블(Travel)’ 브랜드를 속속 론칭하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내 전업카드사 7곳의 해외이용금액(신용·체크카드, 개인 기준)은 2조95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8% 증가했다. 증가액 규모는 5500억원에 달한다.

카드사별로 보면 현대카드가 56.9% 증가한 5704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신한카드 5658억원(10.9%↑), 하나카드 4637억원(45.2%↑), KB국민카드 4473억원(12.7%↑), 삼성카드 4412억원(6.0%↑), 우리카드 2815억원(18.4%↑), 롯데카드 1736억원(13.7%↑)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한 뒤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해외관광객은 2272만명으로 1년 전 655만명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가 늘어난 것도 카드사 해외이용금액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해외직구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플랫폼업체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다양한 특화 상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은 은행과 연계한 무료 환전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브랜드를 내놓고 해외결제 특화 카드 시장을 선점했다. 이어 우리카드는 핀테크 트래블월렛과 협업해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출시했고, 신한카드는 ‘쏠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놨다.

국민카드는 지난 8일 ‘KB국민 위시 트래블’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카드 발급 신청을 개시했다. 전월 실적 조건과 한도 제한 없이 해외이용 수수료를 면제하고 미 달러 기준으로 해외이용 환율을 100% 우대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별도의 환전절차 없이 해외에서도 국내와 똑같이 사용만 하면, 자동으로 수수료 면제와 우대환율을 적용한다“며 ”해외이용 고객의 소비 여정을 심도 있게 고민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기업계 카드사들은 환율 우대 대신 특화카드 라인업을 강화하며 할인 혜택을 높였다. 다만 은행과의 협업이 여의치 않은 탓에 해외여행의 필수 요소인 환전 부문에서 지주계 카드사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카드사들의 관련 서비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며 “차별화된 혜택과 편의성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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