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키우는 LG이노텍·삼성전기…차량용 카메라 모듈 ‘정조준’

시간 입력 2024-04-08 17:50:00 시간 수정 2024-04-08 17: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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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고성능 라이다·히팅 카메라 모듈 개발
삼성전기, 사계절 전천후 카메라 모듈·하이브리드 렌즈 선봬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센싱 수요↑…IT 시장 둔화 활로 모색

LG이노텍 고성능 라이다. <사진제공=LG이노텍>

국내 양대 부품회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기존 IT(정보통신) 분야를 넘어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전장)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맞춰 카메라, 라이다 등 차량용 센싱 솔루션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기상 악화 시 탐지 거리를 기존 대비 3배 늘린 ‘고성능 라이다(LiDAR)’를 개발했다.

라이다는 적외선 광선을 물체에 쏜 후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대상의 입체감과 거리를 측정하는 센싱 부품이다. 카메라와 레이더(RADAR) 등 다른 부품이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식별할 수 있어 차량용 센싱 부품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난 제품으로 꼽힌다.

다만, 라이다는 눈이나 안개 등 기상 악화 시 빛의 산란으로 인해 탐지 거리가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일반적으로 라이다에 사용되던 근적외선 대신 단파장 적외선을 적용해 최대 250m 떨어진 물체까지 감지하는 고성능 라이다를 개발했다. 단파장 적외선은 근적외선 대비 파장이 길어 빛에 산란에 대한 영향을 적게 받는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고성능 라이다의 기상 악화 시 탐지 성능은 기존 제품 대비 3배 증가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제품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와 논의 중이다.

LG이노텍은 △차량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차량용 센싱 부품 개발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 모듈 기술 역량을 확대 적용해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싱 솔루션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달 LG이노텍은 기존 ADAS 카메라에 히터를 탑재한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 렌즈 하단을 직접 가열해 눈과 성에를 제거하는 제품으로,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양산과 함께 본격적인 외형 성장도 이뤄낼 방침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차량용 카메라 사업을 포함한 전장 관련 매출이 약 2조원 대인데 5년 내 전장 매출을 5조원 대로 올려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도 전장용 카메라모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연내 발수 코팅 기술과 히팅 기능이 탑재된 사계절 전천후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기의 전천후 전장용 카메라 모듈은 물방울의 렌즈 접촉 면적을 최소화해 물방울이 쉽게 날아가는 발수 코팅 기술, 렌즈 부분을 데워서 상시 항온을 유지하는 히팅 기능 등을 갖췄다. 이를 통해 눈, 비, 안개 등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리와 플라스틱의 장점을 결합한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개발도 완료했다. 내년 양산 예정으로, 후방·서라운드뷰모니터링 등 차량용 카메라에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전장 부품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북미 완성자 업체 공략을 위해 멕시코에 전장용 카메라 모듈 생산 기지 구축을 위한 현지 법인을 신규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캐퍼시터)를 비롯해 전장 부품 비중을 꾸준히 늘려나갈 방침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직후 “3년 전에는 전체 매출 중 전장 부품의 비중이 10% 미만이었는데, 지난해 15% 수준으로 올랐다”며 “내년에는 전장 비중을 20%, 금액으로는 2조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는 것은 전장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IT 세트 수요 부진 등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전장 부품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이 지난해 31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85억 달러로 연평균 13.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ADAS 고도화에 따라 차량 한 대당 적용되는 카메라 모듈은 현재 4~5개에서 20개 정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자율주행용 라이다 시장 규모 역시 2025년 21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12억 달러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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