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 반도체 보조금 9조 받는다…2030년까지 62조 투자

시간 입력 2024-04-15 19:12:54 시간 수정 2024-04-16 09: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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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조금 64억달러 지급…인텔·TSMC 이어 세 번째 규모
대출 지원 빠져…삼성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4% ‘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보조금으로 64억달러(약 8조8480억원)를 받는다.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미 텍사스주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를 지급키로 결정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삼성전자의 미 텍사스주 첨단 반도체공장 투자를 위해 반도체 지원법에 의거, 64억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삼성은 2021년 미 텍사스주에 170억달러(약 23조511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현재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러몬도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베스트 아메리카’ 의제에 따라 또한번 역사적 투자를 기념하게 됐다”며 “이로써 세계 최첨단 반도체가 미국에서 생산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원금이 64억달러 규모로 확정되면서 삼성은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 기업보다 월등히 많은 보조금을 수령하게 됐다.

다만 경쟁사인 인텔과 TSMC가 받은 지원금보다는 적게 받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대규모 대출 지원을 받지 않게 돼서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0일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약 11조7555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키로 합의했다. 여기에 110억달러(약 15조213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총 195억달러(약 26조9685억원)의 보조금을 지급받게 됐다. 삼성에 제공되는 지원금 규모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대만의 TSMC도 삼성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공받는다. 이달 8일 미 정부는 TSMC에 보조금 66억달러(약 9조1278억원)와 50억달러(약 6조915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TSMC는 삼성보다 52억달러 많은 총 116억달러(약 16조428억원)의 지원금을 확보하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당초 TSMC는 당초 50억달러(약 6조7750억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삼성전자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공장. <사진=삼성전자>

비록 저리 대출을 받지는 못했으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에서 삼성전자가 눈에 띄게 앞선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인텔은 향후 5년 간 1000억달러(약 138조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400억달러(약 55조3400억원)에서 650억달러(약 89조9275억원)로, 1.6배 이상 늘리고, 2030년까지 미 애리조나주에 세 번째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미 정부의 보조금 지급 규모 발표에 발맞춰 대(對)미국 투자를 더 확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약 450억달러(약 62조235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키로 했다. 해당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텍사스주 테일러공장은 2026년부터 4나노 및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R&D 팹 역시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이들 3사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반영해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을 재산정할 경우 인텔은 8.5%, TSMC는 10.2% 수준에 그친다. 반면 삼성전자는 14%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삼성에 대한 미 반도체 보조금 규모를 놓고 우리 정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미국측에 우리 기업의 투자와 관련해 차별 없는 우호적 대우를 해 달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 왔다”며 “이번 결과는 이에 부합하는 우호적 대우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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