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항소심 2차 변론…노소영 “가정가치·사회정의 설 수 있어야”

시간 입력 2024-04-16 17:49:12 시간 수정 2024-04-16 17: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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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이혼 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내달 30일 판결
최·노, 1차 이어 2차도 법정 출석…최태원 “잘 얘기했다”
판 커진 SK 이혼 소송…재산 분할 액수 2조원으로 확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세기의 이혼 소송’으로 일컬어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항소심 결과가 다음달 말 나온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1차 변론 때와 마찬가지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통상적으로 가사 소송에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 회장은 법정으로 향하는 도중 ‘오늘 항소심 심리가 종결되는데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잘 하고 나오겠다”고 짧게 답했다. 노 관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입장했다.

이날 재판은 비공개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에 따라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양측이 30분씩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다음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각각 5분가량 간략히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관장은 이날 변론이 끝난 뒤 취재진들을 만난 자리에서 “비록 잃어버린 시간과 가정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가정의 가치와 사회 정의가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저도 앞으로 남은 삶을 통해 최선을 다해 이 일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세심하고 치밀하게 진행돼 재판부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날 변론에서 어떤 부분을 소명했나’라는 질문에 “변호인들이 잘 이야기했다”고 답한 뒤 법원을 떠났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2017년 7월 노 관장과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두 사람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이혼에 응하지 않겠다던 노 관장은 2019년 입장을 바꿔 맞소송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로 3억원, 재산 분할금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50%(649만여 주)를 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주식의 가치는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는 1억원, 재산 분할은 부동산·예금 등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리고 최 회장의 이혼 청구는 기각했다.

다만 법원은 노 관장이 요구한 SK 주식 지급과 관련해선 SK의 주식이 특유 재산인 만큼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노 관장이 자산 형성 과정에 기여한 부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노 관장과 최 회장 모두 항소했다. 노 관장은 전업 주부의 내조와 가사 노동만으로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 회장은 재산 분할액 665억원에 대해 다투지 않겠지만, 위자료 1억원과 이혼 청구 기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던 중 노 관장은 올 1월 항소 취지 증액 등 변경 신청서를 내고, 재산 분할 액수를 2조원으로 상향했다. 1심 당시 요구했던 가치 유동적인 SK㈜ 주식보다 고정된 액수의 현금을 기반으로 재산 분할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보고, 항소 취지를 변경한 것이다.

또한 노 관장은 항소심 재판부의 제출명령에 따라 회신된 최 회장의 각종 은행 금융 거래 정보 등을 토대로 재산 분할 대상을 추가 확인해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자료 청구 액수 또한 대폭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은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을 마치고 나오면서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며 “간통 행위로 인해 상간녀가 취득한 이익이 크다면 이혼 소송의 위자료 산정에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 관장은 앞서 지난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변경된 2심 청구 내용은 ‘위자료 30억원·재산 분할 현금 2조원’ 등으로 추정된다.

한편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다음달 30일로 지정했다. 세기의 이혼 소송에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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