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약발’ 조기종료?, 총선 후 금융주 급락…경영진 자사주 매입으로 대응

시간 입력 2024-04-18 17:34:23 시간 수정 2024-04-18 17: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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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300 금융 지수, 총선 이후 6.3%↓
‘횡재세’ 도입 비롯 금융권 악영향 법안 도입 전망
최고경영자는 물론 주요 경영진까지 자사주 사들여

4·10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후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었던 금융주의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금융권에 부정적인 법안이 잇따를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속 금융사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KRX 300 금융 지수는 896.60으로 총선 이전인 지난 9일 957.30 대비 6.3%(60.70포인트) 떨어졌다.

전 거래일인 지난 17일 중동 리스크발 우려가 커지며 878.47까지 낙폭을 키웠던 것과 비교하면 외인·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일부 반등한 수치지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지난달 14일 1068.13까지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KRX 지수는 대한민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특정 산업군의 주가를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KRX 300 금융 지수의 경우 주요 금융 종목 24개로 구성됐다.

금융산업 부문별 주가 현황을 나타내는 KRX 은행, KRX 보험, KRX 증권 지수 역시 각각 736.87, 1713.27, 676.02를 기록했다. 지난 9일 각각 779.38, 1856.13, 711.68과 비교하면 각각 5.5%(42.51포인트), 7.7%(142.86포인트), 5.0%(35.6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여소야대 국면이 유지된 데 따라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비롯해 금융권에 부정적인 법안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작용한다. 금융사의 순이자이익이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까지 기여금으로 징수하는 내용이 담긴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은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법안이다.

또 민주당은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가산금리 항목 내 교육세·기금출연료 제외 △금리인하요구권 주기적 고지 의무화 △보수환수제 △고위험 금융상품의 사전 승인제 등 금융권 경영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금융사 경영진들은 최근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을 위한 노력을 행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자사주 5000주를 주당 4만2000원에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했다. 김지온 신한금융지주 감사파트장(CAO, 상무) 역시 같은 날 500주를 주당 4만2350원에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 역시 지난 8일 자사주 2만주를 주당 1만2577원에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했다. 송종근 JB금융 경영기획본부 CFO(부사장)과 송현 JB금융 감사본부 전무 역시 최근 각각 5000주씩을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19일 장내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5000주를 주당 7만7000원에 매입했다. 이에 앞서 최철수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도 같은 달 12일 500주를 매입했다.

금융사 경영진들의 이 같은 자사주 매입 러시를 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환경 속에서도 주가회복 의지를 내보인 행동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주의 조정 국면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시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총선 결과에 따라 가계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각종 금융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출 금리를 낮추고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은행권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 결과에 따라 세제 지원 혜택이 다소 어려워지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은행주는 세제 혜택 여부와 주주환원과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에 여타 저 PBR 업종들과는 달리 밸류업 모멘텀이 크게 약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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