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시장둔화 ‘정면돌파’…“프리미엄 배터리로 실적 선방”

시간 입력 2024-04-30 13:11:39 시간 수정 2024-04-30 13: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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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5조1309억원·영업이익 2674억원 기록
올해 첫 AMPC 467억원 반영…매 분기 인식 예정
46파이·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고도화

삼성SDI 기흥 본사.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인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고부가 배터리를 앞세워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실적에 반영하면서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의 둔화에도 기술투자 및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등 수익성 중심의 질적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30일 삼성SDI는 올 1분기 P5 각형 전지의 견조한 판매와 미주향 신규 P6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삼성SDI의 올 1분기 매출액은 5조1309억원, 영업이익은 267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영업이익은 28.8% 감소했지만, 전기차 시장의 캐즘으로 배터리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에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보면, 전지 부문의 매출액은 4조5818억원, 영업이익은 2145억원을 기록했다. 전지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32% 줄었다.

전지 부문 중 전기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전지 사업은 견조한 수익성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의 견조한 판매와 미주향 P6의 공급 개시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된 점이 주효했다.

반면 소형 전지 사업은 원통형 전지가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고객의 재고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전동공구는 장기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전분기 수준의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했다. 특히 주요 고객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따라 파우치형 소형 전지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삼성SDI는 올해 처음으로 AMPC로 총 467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그간 발생했던 AMPC 금액을 일시에 반영했다”며 “2분기부터는 매 분기에 발생하는 금액을 인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선제적으로 북미에 진출한 경쟁사들이 지난해부터 AMPC를 실적에 인식했던 것과 달리, 미국 법인을 갖추고 있지만 AMPC를 반영하지 못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12월 AMPC 관련 세부 사항이 확정되고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미국 법인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AMPC 신청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상무는 “내년 중으로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AMPC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SDI 6세대 각형 배터리 P6 이미지. <사진=삼성SDI>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액은 5491억원, 영업이익은 529억원을 기록했다.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10% 줄었다.

편광필름의 경우, 75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반도체 소재의 경우, 고객의 일시적 재고 조정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SDI는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 하나로 AI(인공지능) 시장의 성장을 꼽았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은 당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 그리고 전자재료, 반도체 소재 및 소형 파우치 전지 사업 등 다방면에 걸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데이터센터도 함께 확대된다. 손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규모가 2030년까지 현재 규모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용 ESS, 데이터센터 백업을 위한 UPS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SDI는 46파이(지름 46cm인 원통형 배터리) 제품의 신규 고객 확보와 양산 준비도 지속해 나가고 있다. 또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고객사 외에도 추가적인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을 공급했다.

손 부사장은 “다수의 고객사에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며 최근에는 전고체 전지의 높은 관심 속에서 기존 고객 외에도 샘플 요청이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을 확정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2027년 양산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삼성SDI 제 54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삼성SDI>

올해 2분기 전망과 관련해 삼성SDI는 전력용 SBB(Samsung Battery Box)의 판매 확대 및 UPS용 고출력 배터리의 수요 증가로, ESS 전지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전지재료 부문은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편광필름은 3분기 TV 시장 성수기 수요 대응으로 판매가 확대되고, 반도체 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개선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탑 티어(Top Tier) 회사 달성을 앞당길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올해 설비투자(CAPEX·캐펙스)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로 인해 투자 일정을 조정하는 상황 속에서 삼성SDI는 기존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올해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 합작공장(JV) 신규 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 또한 46파이, 전고체, LFP(리튬·인산·철) 등 신제품 관련 투자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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