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구리가격, 동박업계 적자터널 벗어나나…“전기차 시장 회복이 ‘변수’”

시간 입력 2024-05-09 09:30:00 시간 수정 2024-05-09 09: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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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 톤당 1만달러 육박…동박업계 “구리 가격을 판가 연동”
전방시장 수요 회복·구리 가격 상승 맞물리면 큰 폭의 성장세 기대

SK넥실리스가 동박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SK넥실리스>

구리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동박업계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박업계는 구리 가격의 불규칙한 등락을 고려해 판가에 구리 가격을 연동한다. 그 결과 수요가 일정할 때, 동박의 핵심 원재료인 구리 가격이 오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따라서 증가하게 된다.

8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발표한 주요 광물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1주차 구리는 톤당 9819달러에 거래됐다. 구리 가격은 최근 한달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주차 구리는 톤당 9077달러에 거래됐다. 한달만에 742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2023년 구리 연평균 가격과 비교해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1주차 구리 가격은 2022년 연평균 구리 가격(8797달러)의 11.6%, 2023년 연평균 가격(8478달러) 보다는 15.8%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구리 가격이 지난해 3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목표치가 높아지면 2030년까지 구리 수요가 추가로 420만톤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이 1만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박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구리 가격 상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재료인 구리 가격을 판가에 연동하는 만큼, 구리 가격이 오르면 판가 또한 상승하게 된다. 예컨대 같은 제품을 팔아도 비싸진 원재료 가격이 판가에 반영돼 매출이 확대되는 식이다.

다만 구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 업계로서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동박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지면 소비가 위축되는 것처럼 구리 가격도 마찬가지다”면서 “최근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같이 전방시장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전체 수요가 감소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전기차 시장 둔화로 동박 수요 회복 지연과 구리 가격 하락 등으로 동박업계는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SKC의 동박 자회사인 SK넥실리스는 1분기 3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솔루스첨단소재도 1분기 1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거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은 43억원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고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동박업계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박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동박이 빠질 수 없는 만큼 전방시장의 수요 회복에 맞춰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리 가격의 변동 폭이 작아야 가장 안정적으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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