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홍콩ELS 충격 최소화한 우리은행…조병규 행장 ‘자산관리·기업대출’ 자신감 표출

시간 입력 2024-04-05 17:45:00 시간 수정 2024-04-05 17:03:45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작년 우리은행 유일한 역성장…성장 돌파구 절실
조 행장, 당기순이익 1등 은행 목표
기업여신·자산관리 특화 채널로 실적 반등 점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올해 경영 목표로 ‘당기순이익 1등 은행’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만큼 올해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 행장은 성장이 정체된 우리은행의 반전 카드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사업을 꼽았다. 차별화를 통해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조병규 행장은 1965년생으로 관악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출범 이후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심사부 부장 등 기업금융과 관련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3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맡은 뒤 7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발탁돼 우리은행장에 선임됐다. 조 행장은 우리금융 조직 2인자로 임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조 행장에게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 조 행장은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당시 KPI(성과지표) 1위를 수상하는 등 탁월한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 ‘원비즈플라자’ 출시를 이끌 만큼 기업금융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때문에 조 행장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체된 우리은행의 실적을 반등시키는 일과 연결된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5151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이다.

조 행장은 올해 당기순이익 1등 달성을 최우선 전략으로 내건 후 기업여신 확대를 주문했다. 우리은행은 11개의 주채무계열을 확보해 기업 네트워크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확보한다는 복안을 밝혔다.

시중은행 모두 기업여신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조 행장이 차별화로 꼽은 건 중소기업 특화 채널인 ‘비즈(BIZ)프라임센터’이다. 조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와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프라임센터를 개점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경북과 울산, 호남 등 3개 지역에 추가로 개설하면서 기업대출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로 조 행장이 기업명가 재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대출 증가폭이 커졌다. 2023년 1분기와 2분기엔 각각 전 분기 대비 0.6%, 1.2% 증가에 그쳤지만 조 행장 취임 후 3분기 4.5%로 확대됐다.

기업금융과 함께 조 행장이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사업은 자산관리 부문이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 브랜드인 ‘투체어스’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섰다. 판매 중심에서 고객 포트폴리오 중심 영업으로 자산관리 패러다임을 바꾸고 수익성과 안정성까지 잡겠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험률은 낮추되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통해 고액자산과는 물론 일반 고객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홍콩ELS 손실 사태 비껴간 점도 자산관리를 확대하려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기회다. 대규모 홍콩ELS 손실로 여타 은행이 ELS 판매를 중단할 동안 우리은행만 ELS 판매를 지속하며 남다른 자신감을 표출했다. 투체어스 고도화는 자산관리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고객 신뢰를 얻고 자산관리 점유율을 높이려는 우리은행의 계획과 맞닿아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2일 손편지를 통해 “이제 올해의 1쿼터를 막 지났다”며 “올해 우리 1등 DNA를 꺼내 최고의 우리은행을 만들나가는 해가 되자”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