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도입에 TDF 자산 급성장…1위 미래에셋운용, 삼성·KB 뒤이어

시간 입력 2024-04-20 07:00:00 시간 수정 2024-04-19 15: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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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상태던 TDF 설정액 규모, 최근 3개월간 8천만원 가량 ↑
미래에셋운용 점유율 37% 압도적 1강…수익률·추가고객 확보 과제

지난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운용사의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 이하 TDF)’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TDF란 근로자가의 은퇴 날짜(Date)에 맞춰(Target)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조절해 가며 운용하는 펀드(Fund)다. 펀드명에 명시되는 2035, 2045 등의 숫자는 투자 목표 년도를 말하며 이를 ‘빈티지’라고도 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이후 TDF 자산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TDF 설정액은 지난 2020년말 4조2000억원에서 2021년말 8조1000억원까지 급증했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023년말 8조5746억원으로 2년간 5000만원 가량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멈췄던 TDF 설정액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TDF 총 설정액 규모는 9조3716억원에 달하며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약 3개월 남짓 가량의 기간 동안 설정액이 8000억원 가량 급증한 것이다.

금투업계에서는 최근 2년여간 인구 수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TDF를 인출하고,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거듭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디폴트옵션 효과로 다시금 TDF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퇴직연금 가입 시 사전에 설정해 둔 방식으로 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로, 지난해 7월부터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확정기여(DC)형 혹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는 별도로 적립금 운용 방법을 지시하지 않을 경우 퇴직연금사업자가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운용한다.

이 중 퇴직연금사업자가 만들 수 있는 원금비보장형 포트폴리오의 투자 대상 중에 TDF가 속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중 TDF의 비중이 가장 높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8일 설정액 기준 운용사의 TDF 점유율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7%로 압도적이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18%, KB자산운용이 14%,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0%로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다. 이 밖에 신한자산운용 9%, 키움투자자산운용 4%,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이 각각 2%, KCGI자산운용‧교보악사‧BNK‧우리자산운용이 각각 1%씩의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국내 최초로 TDF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로도 미래에셋운용은 딱히 유의미한 대항마를 만나지 않고 왕좌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후 2016년 삼성자산운용, 2017년 KB자산운용 등이 속속 시장에 참전하며 다자 구도가 형성됐다.

TDF의 운용보수는 평균 0.6% 수준으로 타 금융상품 대비 높은 편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사실상 ‘제로 보수’ 수준으로 출혈경쟁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운용사의 입장에서는 좋은 효자 수익원으로도 꼽힌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2025년 빈티지 TDF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1.81%에 불과하다. 2030년 빈티지는 2.85% 수준으로 집계됐다. 낮은 수익률로 인해 투자자들은 TDF에 투자하는 대신 개인적으로 ETF 등에 투자해 직접 운용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목표일 이후를 염두에 둔 상품 개발, ETF의 활성화에 대응, 비용 인하 등 TDF의 지속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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