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뛰니, 횡재세 도입 논란 ‘재점화’…“원유채굴 업체 아냐, 세금 추가부과 부당” 반발

시간 입력 2024-04-24 17:40:38 시간 수정 2024-04-24 17: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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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확대…국내 휘발유값 1700원대 돌파
유가 상승 힘입어 1분기 정유업계 실적 반등 전망
이재명 대표 횡재세 도입 재언급…“국민 부담 낮춰야”

중동 지역내 갈등 고조로 국내 기름값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정유업계를 겨냥한 ‘횡재세’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유업계는 1분기 호실적이 횡재세 도입 논란의 빌미가 될 전망이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으로 중동 지역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L(리터)당 1695.1원으로 전주 대비 21.8원 상승했다. 일별로 보면 지난 18일 L당 1701.69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1700원대에 진입했다.

경유 판매가도 올해 4월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셋째 주 경유 판매가는 전주 대비 11.1원 오른 평균 L당 1562.4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국내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라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963억원 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675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에쓰오일 역시 1분기 47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전분기(-564억원)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다만, 고유가 흐름 속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논란이 재점화 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유업계를 대상으로 한 횡재세 도입을 제안했다.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강도높게 추진중인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는 기업에 추가적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제도로 ‘초과이윤세’라고도 불린다.

이 대표는 “국민은 유가가 오를 때는 과도하게 오르지만 내릴 때는 찔끔 내린다는 불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막연히 희망 주문만 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로 국민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정유업계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호실적을 거둔 정유사에 횡재세를 도입해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도 고금리·고유가로 혜택을 본 은행과 정유사를 대상으로 횡재세 도입 논의가 불거진 바 있다. 이후 업황 악화로 정유업계의 실적이 둔화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지만,  최근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다시 횡재세 부과 논란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수익이 증가할 때마다 반복되는 횡재세 도입 움직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은 유가가 올라 수익성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반면에 유가하락으로 실적이 급락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면서 “수익성이 높아질될 때마다 횡재세를 내야 한다면, 해당 업종은 수익이 날때마다 이를 세금으로 반납하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가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맞지만 원유를 직접 채굴해 수익을 내는 해외 정유사와 달리 국내 정유사는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제조업 구조”라며 “특정 업계에만 이익에 따른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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