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철근 수요 감소로 한달간 인천공장 야간만 조업

시간 입력 2023-06-30 07:00:05 시간 수정 2023-06-30 08: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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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한달간 인천공장 야간만 조업…업황 따라 대응
올해 철근 판매량 314만6000톤, 전년 대비 5.6% 감소
동국제강 “철근 수요 감소 대응과 원가 절감 효과 기대”

올해 들어 철근 수요가 감소하면서 동국제강이 야간조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야간조업은 야간에만 공장을 가동하기 때문에 철근 수요가 감소한 것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철근 수요에 맞춰 향후에도 야간조업을 이어갈지 결정할 방침이다.

3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철근 판매량은 314만6000톤으로 전년 동기 334만2000톤 대비 19만6000톤(-5.9%)이 감소했다.

국내 철근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수요가 많은 건설경기가 불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재건축·재개발을 두고 조합과의 갈등이 늘면서 공사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올해 1분기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도 47조5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수요가 줄면서 철근 유통가격도 하락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통상 철근 수요가 감소하면 유통가격이 하락하는데 올해 5월부터는 꾸준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철근가격은 톤당 100만원에서 6월 들어서는 톤당 96만원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철근 수요가 감소하자 동국제강이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7월부터 야간조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야간조업은 야간에만 조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주간에는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동국제강은 오후 6시 이후로만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야간조업은 철근을 생산하는 인천공장에 적용된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톤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데 야간으로 조업할 경우 생산량은 30~40%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야간조업을 통해 원가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력에서는 심야시간에는 ‘비 피크시간대’에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이에 전기로 열을 발생해 철스크랩(고철)을 녹여 철근을 생산하는 동국제강에게는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 한국전력에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가장 낮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7월 한 달간 야간조업을 시행한 뒤 업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계획”이라며 “포항공장도 이미 30% 수준의 생산량 조절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제공=동국제강>
동국제강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제공=동국제강>

철강업계 내에서는 동국제강이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수요 부진 속에서도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데 선제적으로 생산량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현재 동국제강 외에는 아직까지 철근 생산을 줄이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근 생산량이 1200만톤 수준인데 올해 국내 수요는 900만톤대에 머무를 전망”이라며 “지금과 같이 수요가 부진할 때에 생산량을 유지해봤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생산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철근 시장 내에서 생산을 최대로 해놓고 판매 경쟁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동국제강의 움직임이 철근 시장 내에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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