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여파에 증권사 RP 매도 25.7% 증가…단기자금 비중 확대

시간 입력 2024-04-27 07:00:00 시간 수정 2024-04-26 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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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시장 위축…매도파생결합증권은 5% 줄어
올 1분기 ELS 발행 17% 감소…자금조달 다변화 필요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인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의 차입부채 규모는 총 423조2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374조2146억원) 대비 13.1%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가 시장에서 돈을 빌려오는 차입부채는 ELS를 비롯해 RP 매도, 발행어음, 콜머니, 차입금, 사채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차입부채 중 비중이 가장 큰 항목은 38.1%를 차지한 RP 매도였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금리를 더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된 채권으로 국채, 통안채 등 우량 채권을 담보로 한다. RP 매도기관은 RP 거래를 이용해 보유채권을 팔지 않고 단기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RP 금리 변동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증권사 RP 매도 잔액 증가는 지난해 불거진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손실 사태로 ELS 주요 판매 창구인 시중은행들이 판매를 중단했고 증권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ELS 시장도 위축된 것이다.

실제로 증권사의 RP 매도 잔액은 2022년만 해도 ELS 등 매도파생결합증권과 비슷했지만 지난해 매도파생결합증권은 감소하고 RP 매도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매도파생결합증권 잔액은 95조6708억원으로 전년 말(101조158억원) 대비 5.3% 감소했다.

전체 차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달라졌다. RP 매도는 2022년 말 34.3%에서 지난해 말 38.1%로 3.8%포인트 확대된 반면 같은 기간 매도파생결합증권은 27.0%에서 22.6%로 4.4%포인트 축소됐다.

올해 ELS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ELS 발행금액은 8조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했다. ELS 발행종목수도 2830개로 17.3%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조달구조에서 ELS·DLS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였지만 시장 위축으로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RP 매도뿐 아니라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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