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공포] 항공업계, 사라진 ‘설 특수’에 국제선 여객도 감소...연초부터 '비틀

시간 입력 2020-02-12 07:00:07 시간 수정 2020-02-11 17: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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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이 급증하는 설 연휴가 있었음에도 지난달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한 차례 날개가 꺾인 데 이어 올해는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어 항공업계 전체가 추락 위기에 놓였다.

12일 국토교통부 에어포탈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수는 526만5191명, 국내선은 546만5864명으로 총 여객수는 1073만105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1월과 비교하면 국제선 여객수가 감소했지만 국내선 여객수가 증가하면서 국내 항공사의 전체 여객수는 11만8775명(1.1%) 소폭 늘었다. 국제선 여객수는 2019년 1월(521만5141명)보다 25만2711명(4.6%) 줄어든 반면, 국내선의 경우 전년 동월(509만4378명) 대비 37만1486명(7.2%)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로 운항이 중단된 중국 노선이 많은 데다 감염 우려 확산과 중국 외 국가를 다녀온 사람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영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를 통해 판매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취소율 집계는 어렵지만 동남아 등 중국 외 노선의 취소건수도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도 “단거리 노선만큼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미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도 취소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에 설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제선 여객수 감소는 더욱 뼈아프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명절 특수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통상 설 연휴는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는 기간이지만 지난달은 오히려 국내선 여객수가 국제선보다 많았다. 국내선 여객수도 귀성객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해는 설 연휴가 2월이었지만 올해는 1월로 시기가 달라 국내선 여객수 증가 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사 별로 살펴보면 진에어,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여객수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는 주로 단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LCC의 경우 일본 노선의 비중이 높은 편으로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고, 중국,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동남아 노선까지 수요가 줄어들어 사실상 대체 노선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국내선 여객수는 3만351명(6.7%) 증가했지만 국제선 여객수가 10만5090명(19.2%)이나 감소하면서 총 여객수도 7만4739명(7.5%) 줄었다. 에어부산은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수, 둘 다 각각 4만9027명(14.3%), 3539명(0.5%) 줄면서 총 여객수도 5만2566명(4.8%) 감소했다. 에어서울도 국제선 여객수가 4만6200명(25.5%)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선 6002명(1.2%), 국제선 390명(0.1%) 감소로 총 여객수가 6392명(0.7%) 소폭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여객수에서 1만9671명(1.9%) 감소하면서 총 여객수가 1만8740명(0.8%) 줄었다. 국제선 여객수는 931명(0.1%) 소폭 늘었다.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은 총 여객수가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국제선에서 여객수가 줄었지만 국내선 여객수가 크게 늘면서 이를 상쇄했다. 대한항공 국내선에서 12만4619명(12.6%) 증가하고 국제선에서 2만2166명(1.3%) 줄어 총 여객수는 11만2453명(4.0%) 늘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국내선 8만402명(10.3%) 증가, 국제선 4만4834명(5.9%) 감소로 총 여객수는 3만5568명(2.3%)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각각 3만9288명(7.9%), 9470명(3.2%) 증가해 총 여객수가 4만8758명(6.2%) 늘었다.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지난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올해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올해는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2개 항공사의 취항도 예정돼 있어 경쟁도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항공사 중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중 대한항공만 유일하게 손실을 면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전년(6674억 원) 대비 56.4% 감소한 2909억 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329억 원, 4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도 영업손실 1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난 10일 국내 항공사 10곳과 인천·한국공항공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가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항공여객 감소 추이가 과거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당시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사스 당시에 비해 국제항공 여객 규모는 4배 이상 성장, 항공사도 2개에서 10개로 늘어난 상황을 감안한다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클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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