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LG에너지솔루션, 中시장 재도전으로 1위 도약 노린다

시간 입력 2022-01-12 07:00:08 시간 수정 2022-01-12 08: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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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년부터 자국 배터리 탑재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중단…CATL 경쟁력 악화 전망
LG엔솔, 올해부터 중국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납품…중국 난징 공장 확장에 1.2조 투입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이 한국산 배터리 불모지로 꼽히는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나선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자국 시장 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1위 중국의 CATL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에서 이 회사를 넘어서 글로벌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 업체들에 배터리를 팔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0월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이 21.2%로 중국 CATL(31.2%)에 이어 2위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배터리 점유율 조사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6.2% 점유율로 CATL(12.5%)를 앞서 크게 앞서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순위가 엇갈리는 건 CATL의 높은 현지 시장점유율 때문이다. CATL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선 중국 시장에서 CATL에 맞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시장 공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6년 전인 2010년대 중반에도 중국 5~6개 회사로부터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한국 배터리 기업 견제에 나서면서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내년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중국 현지기업과 한국 배터리 업체의 입장은 같아졌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등 자국 내 신에너지 차량에 대한 구매 보조금과 공무·택시·도시버스 등 공공분야 보조금을 20~30% 축소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보조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 남경 소재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중국1공장.<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 소재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중국1공장.<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중국 보조금 폐지와 이달 말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경우 CATL 추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과 GM, 테슬라, 아우디, 현대차, 포드, 볼보, 포르쉐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260조원 규모다.

중국에서도 최근 한 중국 완성차 업체에 올해부터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하는 등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최대 12조7500억원의 투자재원 마련이 기대되는 IPO를 통해 2024년까지 중국 난징 공장 확장에 1조219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반면 CATL 등 중국 배터리 기업은 자국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 이후 미국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수 시장마저 우위를 잃어버리면 매출원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자국 배터리를 사용하는 정책에 따라 CATL이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렸다고 본다”며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유럽과 미국 쪽에도 고객을 확보해야 할 텐데 만만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ATL과 달리 다양한 글로벌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향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CATL을 추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과거 중국 정부의 ‘보조금 폐지 말 바꾸기’가 재현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앞서 중국은 2020년에도 자국 배터리 탑재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가 자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 조짐을 보이자 보조금 정책을 2년 더 연장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폐지가 최종 확정·시행되기 전까지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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