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 부회장, 선박 밸류체인 완성으로 그룹 지배력 강화

시간 입력 2023-02-23 18:06:19 시간 수정 2023-02-23 18:17:1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로 선박 수직계열화 완성
납기 경쟁력 확보 및 친환경 선박용 엔진 개발역량도 강화
김 부회장, 조선·방산·신재생 등 그룹 주력 사업 맡아 차기 총수 유력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한화그룹은 선박 건조부터 선박 엔진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방산·신재생에너지·화학에 이어 조선까지 주력 사업으로 도약하면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에서 투자를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는 한화임팩트는 HSD엔진 지분 33%를 2269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4월에 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HSD엔진은 조선산업의 핵심 기자재인 중대형 선박용 엔진을 제작하는 회사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조선업에 진출한 한화는 HSD엔진 인수로 자체 기술력을 통해 선박 건조부터 선박 엔진까지 생산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통상 대형선박 엔진은 제작에만 수개월이 걸리는데 자체적으로 엔진을 생산하게 되면 납기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또 한화임팩트의 가스터빈 기술력과 결합해 선박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암모니아·수소 등 친환경 선박용 엔진 생산·개발역량도 강화된다.

HSD엔진의 최대 매출처도 줄곧 대우조선해양이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HSD엔진의 매출은 5400억원이었는데 대우조선해양에서 확보한 매출이 1347억원으로 25% 비중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확보한 매출이 삼성중공업에 이어 2위였지만,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대우조선해양이 최대 매출처였던 만큼 선박의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가 HSD엔진 인수는 한화그룹이 조선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HSD엔진의 제조 기술력을 통해 친환경 엔진 선박 제조 등 고부가 가치 사업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STX엔진도 인수를 추진했지만 HSD엔진 인수가 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사진제공=한화>
김동관 한화 부회장. <사진제공=한화>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 인수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HSD엔진의 지분을 인수한 한화임팩트의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다.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지분 50%를 갖고 있는 김 부회장이다. 한화임팩트가 HSD엔진 인수를 통해 성장하게 되면 모회사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도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최대주주인 김 부회장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심이 돼서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2조원을 투입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을 투자한다.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도 자회사를 통해 각각 4000억원, 1000억원을 투자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도 수월하게 진행 중이다. 업계 내에서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로 들어가 김동관 부회장 관리 아래 놓이게 된다.

결국 김 부회장은 조선·방산·화학은 물론 그룹의 미래산업인 우주항공·신재생에너지까지 맡으면서 유력한 차기 그룹 총수로 꼽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HSD엔진 인수는 김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절차 중 하나로 보인다”면서도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한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