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금융의 역할] ⑥카드사에 부는 ‘녹색금융’ 바람…채권 발행에서 생태복원까지 ‘활발’

시간 입력 2023-07-31 07:00:01 시간 수정 2023-08-24 15: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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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채권 발행으로 친환경 사업 동력 확보
기금 조성해 생태복원 프로젝트 진행
ESG위원회·전담조직 등 실행 체계 구축

국내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좋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녹색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당장 눈앞에 놓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행보다.

이들 카드사는 녹색채권 발행에 집중하는 한편, 각종 프로젝트로 생태계 복원에도 힘쓰고 있다. 또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와 전담 실무부서를 신설해 녹색금융 추진력도 끌어올렸다.

◇녹색채권 발행으로 친환경 사업 박차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시장에서 조달한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카드사들은 녹색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K-택소노미 가이드에 따라 2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금융서비스에 활용될 계획이다.

K-택소노미는 환경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 제정한 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다. 친환경 목적에 맞지 않는 자금 사용, 즉 ‘그린워싱’을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카드업계에서 해당 분류체계로 녹색채권을 발행한 사례는 현대카드가 최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친환경 차량 판매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및 정기적인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친환경차 판매 비율 33%,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려는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정책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5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형 녹색채권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녹색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자동차 금융 서비스 지원, 공유 전기자전거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친환경 금융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6월 2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채권 활성화 업무협약식. <사진=롯데카드>
6월 24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채권 활성화 업무협약식. <사진=롯데카드>

◇생태복원 프로젝트로 실효성 제고

카드업계는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 생태계 복원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일상생활에서 즉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실효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광주 북구 한새봉농업생태공원에 세 번째 에코존을 조성했다. 에코존은 신한카드가 그린 캠페인 기금을 활용해 도시공원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공간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1년 서울 성동구 소재 서울숲에 1호 에코존 ‘우리꽃길’을 시작으로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소재 APEC나루공원에 조성한 2호 에코존 ‘약속정원’, 이번 광주 북구까지 적국 도심에 에코존을 조성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부터 ‘공기 정화나무 기부 및 멸종위기식물 보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공기 정화식물 기부를 통해 아동보육시설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멸종위기식물 등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원 활동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된다. 국민카드는 임직원이 직접 기른 실내공기 정화식물 2000그루를 수도권 아동보육시설 40여개소에 전달하고, 전달한 식물 수만큼 멸종위기식물을 기부해 자생지 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독자적인 ‘페이퍼리스(Paperless)’ 제도로 적립한 환경기금으로 식수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페이퍼리스는 지난 2012년 5월 비씨카드가 한국환경기술원과 함께 도입한 카드 매출전표 미출력 제도다. 불필요한 종이 소비를 줄여 절약한 비용을 환경기금으로 적립한다.

이를 통해 비씨카드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몽골 어기노르솜 지역에 누적 40헥타르 규모의 숲을 조성해왔다. 올해는 10헥타르 규모의 숲을 추가 조성해 총 50헥타르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비씨카드 임직원 봉사단은 코리아세븐, BGF리테일, 사단법인 푸른아시아와 함께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몽골 어기노르솜 지역에 연내 10헥타르 규모의 숲을 추가 조성하기 위한 기념식수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비씨카드>
비씨카드 임직원 봉사단은 코리아세븐, BGF리테일, 사단법인 푸른아시아와 함께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몽골 어기노르솜 지역에 연내 10헥타르 규모의 숲을 추가 조성하기 위한 기념식수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비씨카드>

◇ESG위원회로 녹색금융 절차 체계화

이들 카드사의 녹색금융 밑바탕에는 ESG위원회가 자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위원회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체계화한 결과, 친환경 경영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실행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신한카드는 2020년부터 ‘ESG’팀을 신설하고 전사 ESG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CSO(지속가능경영책임자)를 선임해 ESG 관련 사항을 총괄하고 있으며, 분기별로 온실가스 감축량도 점검 중이다.

2021년에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총 5명의 위원(이사)로 구성된다. 이들은 신한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ESG전략 및 경영활동에 대한 의결과 총괄을 위한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카드는 기존 사내 임원으로만 구성됐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격상해 이사회 산하 위원회인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위원회는 전사 환경 이슈를 포함한 비재무적 이슈를 검토한다. 또 대표이사 산하 조직인 경영지원실 내 ESG사무국에서는 환경경영 실무를 주관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금융지주계 카드사는 그룹 ESG경영 전략에 맞춰 녹색금융을 실천 중이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조직개편으로 ESG 전담 부서를 신설, 관련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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