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영국 판매량 17만3428대…시장 점유율 10.8%
투싼·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인기…코나 EV 등 전기차 투입
친환경차 중심 시장 재편…현지 전동화 라인업 확대 추진
현대자동차그룹이 영국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은 독일에 이은 유럽 내 자동차 산업 수요 2위 국가로, 친환경차 중심의 시장 재편이 빨라 성장 잠재력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연말까지 영국에 친환경차를 지속해서 투입해 연간 판매 신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21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올해 1~10월 영국 판매량은 17만34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10.8%다. 현대차그룹의 기존 역대 최대 판매량은 2017년 기록한 18만6625대로, 올해 남은 두 달간 판매 증가세를 유지하면 6년 만에 판매 신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중 기아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의 올해 1~10월 영국 판매량은 9만67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8.6%로, 폭스바겐·포드·아우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기아의 성장을 이끈 차종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다. 스포티지는 올해 1~10월 영국에서 3만1575대가 판매돼 영국 베스트셀링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만6503대를 기록해 스포티지 전체 판매량의 52.3%를 책임졌다.
현대차는 올해 1~10월 영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7만5456대를 팔며 8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주력 차종은 준중형 SUV 투싼이다. 투싼은 올해 1~10월 영국에서 2만9990대가 판매돼 영국 베스트셀링카 6위에 올랐다. 이 중 투싼 하이브리드는 1만8189대를 기록해 투싼 전체 판매량의 60.7%에 달했다. 2021년 영국에 출범한 제네시스는 올해 1~10월 1188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보다 판매량은 적지만, 2년 연속 연간 판매 1000대를 달성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현대차그룹의 약진 비결은 현지 맞춤형 전략에 있다. 올해 1~10월 영국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160만5437대로, 이 중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비중은 36%(57만7895대)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가솔린차 비중은 지난해 1~10월 43.4%에서 올해 1~10월 41%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경유차 비중도 5.5%에서 3.9%로 축소됐다. 영국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영국 내 친환경차 전환 흐름에 발맞춰 현지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20년 아이오닉 EV, 코나 EV 2종에 불과했던 전기차를 현재 6종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아이오닉 6, GV60, GV70 EV, G80 EV를 연이어 출시했다. 올해는 완전변경을 거친 2세대 코나 EV를 투입했다. 기아도 2020년 쏘울 EV, 니로 EV 2종이었던 전기차 라인업을 2021년 EV6에 이어 올해 EV9을 출시하며 4종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의 올해 1~10월 영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8만4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동화 라인업을 꾸준히 강화해 성장 잠재력이 큰 영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SMMT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영국이 유럽 전체 자동차 산업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1위 독일(22.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문화예술 후원, 스포츠 마케팅 등 현지 맞춤형 활동도 이어간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고성능 N 브랜드의 첫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최초 공개했다. 영국 테이트 미술관 산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 후원, 유럽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후원 등도 지속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영국 내 준수한 판매 성적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영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결과”라며 “우수한 상품성을 보유한 친환경차 라인업에 더해 다양한 현지 맞춤형 활동을 앞세워 유럽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영국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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