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 ‘주춤’…글로벌 성장률 톱10 중 ‘하위권’

시간 입력 2023-12-18 17:47:17 시간 수정 2023-12-18 17: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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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0월 전기차 47만대 판매…전년 대비 10.8%↑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사 중 성장률 두 번째로 저조
중국·미국서 가격 경쟁력 열세…가성비 극대화 필요

현대차 아이오닉6.<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4분기 들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기업 중 두 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비야디와 미국 테슬라가 자국 정부 지원, 가격 인하 전략 등을 통해 고공 성장을 이어간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기아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6·EV9을 필두로 한 전용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1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80개국에서 누적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상용차 포함)는 1099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올해 1~10월 기업별 판매량을 보면 중국 비야디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6.1% 급증한 227만500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미국 테슬라는 45.5% 증가한 143만5000대로 2위, 독일 폭스바겐은 27.3% 늘어난 77만8000대로 3위에 올랐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48.4% 증가한 69만1000대로 4위,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8.2% 늘어난 65만5000대로 5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비야디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앞세운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질주를 이어가며 대부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스텔란티스(48만3000대·6위)에 이어 7위에 머물렀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4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사 중 상하이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저조한 성장률이다. 현대차·기아 다음으로 올해 1~10월 중국 광저우자동차가 전년 동기 대비 88% 급증한 42만5000대로 8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독일 BMW는 31.8% 증가한 40만8000대로 9위, 중국 장안자동차는 85.9% 늘어난 36만9000대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10월 지역별 판매량의 경우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한 645만9000대가 판매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8.7%를 점유했다. 다만 지난해 1~10월과 비교하면 1.1%포인트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30.1% 늘어난 252만7000대가 판매돼 23%의 시장 점유율을, 북미에서는 51.1% 증가한 133만3000대가 판매돼 12.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51.7% 증가한 54만9000대가 판매돼 5%의 시장 점유율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지역별로는 중국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다”면서 “배터리 공급과 전기차 제조를 함께하는 수직 통합적 구조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비야디가 중국 내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침체, 에너지·광물 가격 변동, 친환경 정책·규제 변화 등 불확실성에도 전기차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가격 중심의 트렌드가 유지되는 동안 중저가형 세그먼트 전기차 시장에 수요가 집중되며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아 EV9.<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가 아쉬운 전기차 판매 성장률을 기록한 이유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양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에도 전기차 판매가 선방하고 있지만, 리스·렌트 등 상업용 차량을 제외하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열세에 있다. 유럽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움직임과 테슬라 주도의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 등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현대차·기아는 전용 전기차를 해외에 투입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6·아이오닉5 N의 글로벌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아세안 공략을 위한 전진 기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 생산도 병행 중이다. 기아는 지난 3분기 유럽·미국향 EV9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4분기 들어 지역별 판매에 돌입했다. 중국의 경우 EV5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를 추가로 선보여 판매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며 “유럽 내 자국 우선주의 기조 확산으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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