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뚝’…대한항공·아시아나, 내년 항공권 값 확 내린다

대한항공 최대 16만1000원·아시아나 12만1200원
싱가포르 항공유 기준 10단계 적용…내림세 지속돼
항공권 가격 부담 완화…해외여행 증가세 유지 전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내년 1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대폭 내린다. 최근 지속된 국제 유가 하락세를 반영한 요금 인하 조치로 풀이된다. 연말연시를 맞아 해외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의 항공권 가격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한국 출발 편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2만1000원~16만1000원, 아시아나항공 2만2200원~12만1200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12월 대한항공 2만5200원~19만400원, 아시아나항공 2만6700원~15만1000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최대 2만9800원 인하된 요금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MOPS)의 현물 시장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MOPS 갤런(1갤런=3.785L)당 평균 가격이 150센트 이상일 때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며, 그 이하면 받지 않는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MOPS를 기준으로 총 33단계로 나뉜다. 내년 1월에는 올해 12월보다 두 단계 낮은 10단계가 적용된다. 내년 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올해 11월 16일부터 12월 15일까지의 MOPS 평균 가격이 10단계 범위에 해당하는 246.60센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 상승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과 8월 22단계를 기록하며 최대 3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국토교통부가 2016년 7월 유류할증료 산정에 거리 비례 구간제를 도입한 이래 가장 높은 단계다. 이후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해 9월 16단계, 11월 14단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월 13단계, 4월 10단계, 6월 7단계로 낮아졌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국제 유가 상승세 전환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8월 8단계를 기록하며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9월은 11단계, 10월은 14단계로 두 달 연속 3단계씩 오르며 상승 폭이 더 커졌다. 다만 11월에는 10월과 같은 14단계를 유지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고, 12월 내림세로 다시 전환한 이후 내년 1월에는 10단계로 더 낮아졌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1월 유가 산정 기간에 국제 유가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면서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과 오펙 플러스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여파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선과 함께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인하된다. 내년 1월 편도 기준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올해 12월 1만3200원보다 2200원 인하된 1만1000원이 적용된다. 국적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 모두 적용 대상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의 MOPS 평균 가격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업계는 유류할증료 인하로 항공권 가격 부담이 줄어든 만큼 해외여행객 증가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월 국적 항공사를 이용한 국내선·국제선 여객 수는 699만154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1월(739만7810명)과 비교해도 94.5%를 이미 회복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항공권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연말연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적 항공사들은 연료비 지출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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