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자인·성능·연비 ‘합격점’…마세라티 럭셔리 SUV ‘그레칼레’

시간 입력 2023-12-24 07:00:00 시간 수정 2023-12-25 12: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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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역동적인 외관…세련된 실내
안락한 승차감·민첩한 주행 반전 매력
뛰어난 제동력…웅장한 배기음 인상적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주행 모습.<사진제공=(주)FMK>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주행 모습.<사진제공=(주)FMK>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는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람의 이름을 발췌해 차명을 짓는 오랜 전통을 이어왔다. 60년 전 미스트랄을 시작으로 기블리, 보라, 캄신을 비롯해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의미를 담은 마세라티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가 대표적이다. 르반떼의 계보를 잇는 마세라티의 두 번째 SUV 그레칼레 역시 예외는 아니다. 르반떼보다 더 강력한 ‘지중해의 북동풍’을 뜻하는 그레칼레는 전동화 전환을 필두로 한 마세라티의 변화와 혁신을 상징하는 럭셔리 SUV로 평가받고 있다.

마세라티가 그레칼레를 한국에 처음 선보인 건 지난해 11월이다. 국내 출시 이후 약 1년을 넘긴 가운데 그레칼레는 마세라티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며 주력 차종으로 부상했다. 경쟁 차종인 포르쉐 마칸과 비교해 수입차 시장 내 존재감은 아직 작지만, 마세라티가 유독 국내에서 저평가받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유의미한 포인트다. 우아함과 역동성이 조화를 이룬 디자인, 레이싱 DNA 기반의 폭발적인 주행 성능, 준수한 연료 효율 등 강점을 보유한 그레칼레가 수입 럭셔리 SUV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외관.<사진제공=(주)FMK>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외관.<사진제공=(주)FMK>

22일 그레칼레를 타고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충남 공주를 왕복하는 약 3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그레칼레 모데나 트림으로 GT, 모데나, 트로페오 등 3개 트림 가운데 중간 모델이다.

그레칼레의 첫인상은 우아함과 역동성이 공존했다. 전면은 마세라티의 슈퍼 스포츠카 MC20를 닮은 둥근 헤드램프와 낮은 그릴, 수직 형태의 범퍼가 단정한 인상을 물씬 풍긴다. 측면은 뒤로 갈수록 유려한 곡선을 타고 물 흐르듯 매끈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매력적이다. 후면은 부메랑 모양의 테일램프가 날렵한 느낌을 주며, 과감한 디자인의 디퓨저와 머플러가 완성도를 더한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차체 크기는 전장 4850mm, 전폭 1980mm, 전고 1665mm로 경쟁자인 포르쉐 마칸보다 크고 카이엔보다는 작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내장.<사진제공=(주)FMK>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내장.<사진제공=(주)FMK>

실내는 기존 마세라티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을 대부분 지워내 세련된 모습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디지털시계로, 대시보드 정중앙에 위치해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 아래에 있는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디스플레이의 터치감은 뛰어난 편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의 시인성 또한 수준급이다. 핸들 좌우에는 시동 버튼과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있으며, 조작이 매우 직관적이다. 고급 소재의 우수한 마감 품질도 만족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다만 일자형 버튼식 변속기의 경우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공간 활용성은 기대 이상이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901mm로, 2열 시트에 앉았을 때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이 꽤 여유롭다. 물론 한 체급 위 SUV인 르반떼 정도의 공간감은 아니지만, 성인 4명이 탑승하거나 차박과 캠핑을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3존 에어컨도 터치스크린을 통해 손쉽게 조절 가능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535L며, 무엇보다 트렁크 바닥이 평평해 물건을 실을 때 편리하다. 트렁크 양옆에 있는 레버를 당겨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사진제공=(주)FMK>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사진제공=(주)FMK>

그레칼레 모데나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ZF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3초에 불과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GT·스포츠·오프로드 등 4가지로, 주행 모드에 따른 차이가 큰 편에 속한다. 실제 컴포트 모드와 GT 모드로 주행 시 묵직한 가속과 함께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하는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페달의 감도가 높아지는 데다 빠른 변속을 통한 가속이 더해져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공차중량만 2톤에 달하는 덩치에도 날카로운 코너링과 탁월한 제동력을 갖춘 점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급코너 구간에서 핸들을 빠르게 잡아 돌려도 쏠림 현상 없이 원하는 궤적을 그대로 돌아나가며, 고속으로 달리다가 급제동을 시도해도 한 치의 밀림 현상 없이 속도를 줄인다. 과속방지턱 등 요철 구간에서도 시종일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줘 피로감이 덜하다. 이는 총 조절 범위가 65mm에 달하는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된 덕분이다. 마세라티 고유의 웅장한 배기음과 중음역대에서 풍부한 음향을 지원하는 소너스 파베르 사운드 시스템도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시승을 마친 후 최종 연비는 12.4km/L가 나왔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공인 복합 연비가 9.8km/L인 점을 고려하면 이를 뛰어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그레칼레의 트림별 국내 판매 가격은 GT 1억200만원, 모데나 1억3700만원, 트로페오 1억7410만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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