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바람 부는 유업계…매일유업 ‘3세 승진’·남양유업 ‘오너 경영 종료’

시간 입력 2024-01-05 17:50:00 시간 수정 2024-01-05 17: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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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장남 김오영 실장 입사 3년 만에 전무 승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모펀드 한앤코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패소…지분 넘겨야
매일유업, 경영 악화 이유로 지난해 8월 희망퇴직 실시…남양유업은 코로나19 이후 3년 연속 적자

침체에 빠진 유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국내 대표 유업체로 꼽히는 남양유업은 경영권 분쟁 끝에 60년 오너 경영 체제의 막을 내렸고, 매일유업에서는 오너 3세가 입사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5일 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패소하면서 계약대로 한앤코에 주식을 양도하게 됐다.

이는 지난 4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 2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남양유업과 한앤코 간 경영권 분쟁은 약 2년 간 지속됐다. 첫 불씨는 남양유업이 2021년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일자 홍원식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홍 회장은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약 53%를 3107억원에 한앤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2021년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 법원은 양측이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며 한앤코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단도 1심, 2심과 같았다.

남양유업은 60년 만에 오너 경영의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1964년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설립했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에 취임한 바 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에서는 오너 3세가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달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인 김오영 생산물류 혁신담당(실장)을 포함한 2명의 승진을 발표했다.

김오영 실장은 1986년생으로 미국 유학 후 지난 2014년 신세계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이어 백화점, 스타필드 등을 거쳐 2021년 10월 매일유업 생산물류 혁신 TF담당 임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김 실장은 매일유업 입사 3년 만에 전무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 매일유업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사촌 동생인 김선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실장이 보유한 회사 지분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김 실장은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 각각 0.01%만 보유하고 있다.

최근 유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고민이 깊다. 매일유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상태다.

매일유업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0년 1조4631억원에서 2022년 1조6856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65억원에서 2022년 607억원으로 200억원 넘게 빠졌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8월 2020년 이후 3년 만에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서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실적은 매일유업보다도 더 좋지 않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1월~9월) 기준으로도 남양유업은 매출액 7554억원, 영업손실 -280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는 한앤코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앤코 측은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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