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배임혐의로 동생들 고소…‘구지은 체제’ 흔드는 구성본 전 부회장

시간 입력 2024-01-09 17:45:00 시간 수정 2024-01-10 00: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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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전 부회장, 8일 보도자료 통해 고소사실 밝혀
구지은 부회장 측 “공식으로 접수된 고소건 없어”
구 전 부회장 2022년 신규 이사 선임 시도했으나 무산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현 부회장 <사진제공=아워홈>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현 부회장 <사진제공=아워홈>

아워홈 창업자 일가의 남매간 갈등이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구성본 전 부회장이 두 여동생들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히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분쟁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구지은 현 부회장 측은 구 전 부회장이 문제삼는 이사 보수액 가결 방식과 관련해 위법성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동생들인 구지은 부회장(대표이사)과 구명진 사내이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구 전 부회장은 구 현 부회장이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통해 거액의 이사 보수를 수령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구 현 부회장 측은 구 전 부회장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주주총회 이사 보수액 가결 방식은 창사 이래 동일하게 유지해온 방식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당사에 공식으로 접수 된 고소장이 없는 상황에서 보도자료가 먼저 배포돼 사실관계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워홈 측은 “창사 이래 이사 전원의 보수한도(총액)를 정하는 결의에 있어 이사인 주주가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결의해왔으며, 이는 구본성 전 부회장 재직 시절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라며 “고소 관련 내용의 전반적인 사실 관계가 불분명하며, 현재 당사에는 고소장이 공식 접수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보도자료가 배포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회사 수익성이 좋은 상황에서 임직원 임금이 함께 올랐다면 보수액 수령만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다만 사회적, 도덕적 이슈는 경영 행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적 분쟁은 구 현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면서도 “사회적, 도덕적 이슈를 만들어 망신을 주려는 목적으로 보이지만 회사 수익성이 나쁘지 않고 전체 직원 임금도 오른 상황이면 보수액 수령이 문제될 건 없다”고 했다.

아워홈 창업자 남매간의 경영권 다툼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고(故) 구자학 아워홈 창업회장의 자녀는 모두 4명이다. 막내인 구지은 현 부회장은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2015년 부사장급인 구매식재사업본부장에 오르며 차기 후계자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본부장이 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고, 이후 2016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구 전 부회장이 회사 경영을 맡았으나 2021년 보복운전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구 현 부회장을 포함한 세 자매가 합심해 구 전 부회장(당시 대표이사)을 해임하고 경영권을 가져간 것이다.

이때부터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은 ‘구지은 체제’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아워홈의 주식은 4남매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장남인 구 전 부회장(지분 38.6%를 보유)이며, 구 현 부회장과 미현·명진 세 자매가 합산으로 59.6% 지분을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2022년에도 동생인 구 현 부회장 등 세 자매가 선임한 이사 21명을 해임하고, 본인 등 신규 이사 48명 선임을 목적으로 한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해 6월 30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그 전 부회장이 제기한 새 이사 선임 및 이사회 교체 안건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2021년 구 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아워홈의 경영상황은 개선됐다. 구 현 부회장은 해외, 단체급식 사업을 성장시켜 좋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액 분쟁에서도 승기를 쥐면서 구지은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을 듣는다.

실제로 실적은 최근 3년 연속 우상향했다. 비상장사로 지난해 실적은 공개 전이지만, 구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22년도 이상의 실적을 냈다. 

아워홈의 2022년 연간 매출은 1조8354억원, 영업익은 536억원으로 2021년 1조7407억, 영업익 254억 대비 각각 5.4%, 109.3% 증가했다.

구 현 부회장은 올해도 ‘뉴아워홈’ 도약을 선언하며 경영실적 강화에 나선 바다. 글로벌 식음시장 선도를 위해 데이터 기반 업무 추진과 수익성 개선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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