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위축‧면세점 부진 지속...아모레‧LG생건, ‘비중국권’서 활로 모색

시간 입력 2024-01-12 07:00:00 시간 수정 2024-01-11 17: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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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축·면세 부진 여파…국내선 중소 브랜드 인기 늘어
양사 올해 ‘미국·일본’ 사업 강화…중국은 수익성 개선 주력

왼쪽부터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LG 사옥 <사진제공=각사>

국내 뷰티기업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시장 위축과 면세사업 부진 등으로 지난해에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했다. 국내 시장도 인디 브랜드들의 선전으로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양사는 올해 신사업과 비중국권 국가에서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8.9% 줄은 3조7653억원,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42% 줄은 1242억원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 역시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15% 줄은 6조959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8% 감소한 429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양사의 실적 악화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했던 중국 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한한령과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중국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이후 지금까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사업 부진도 실적 악화의 요인 중 하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면세점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는 78.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1.0% 줄었다. 2022년 11월(-26.9%)부터 13개월째 감소세다. 

이는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의 거래 감소 영향도 있지만 면세점의 주축인 화장품 소비 부진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방한 중국인 여행객들의 여행 트렌드가 대량소비에서 소량·합리적 소비로, 단체 여행에서 소규모·개별 여행으로 바뀌면서 화장품 매출이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내 화장품 소비 추세 변화도 작용했다. 불황형 소비가 화장품 구매로도 번지면서 중소 브랜드의 저가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CJ올리브영, 다이소, 이커머스 등 플랫폼들이 다양해지면서 중소 브랜드의 시장 진출도 원활해졌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이전에는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보고 화장품을 구매했지만, 이제는 ‘브랜드력’ 보다는 실질적 품질을 좌우하는 제조사 파워가 세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비중국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중국 사업은 온라인 위주로 전개해 비용을 낮추고, 대신 비중국권 사업을 강화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7년까지 국내 비중을 낮추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진출국의 영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비중국권 국가 중에서는 북미와 일본 지역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공식 실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2022년 인수한 타타하퍼와 지난해 인수한 코스알엑스의 연결매출이 반영되면 북미권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작년 중국 사업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마케팅으로 전하는 방식으로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이 나아졌다”라며 “북미 지역에서는 틸다 스윈튼 등 유명 배우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하고 세포라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일본에서는 지난해 라네즈를 시작으로 올해 에스트라와 헤라가 추가로 진출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와 색조브랜드 ‘힌스(hince)’로 미국과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현재는 힌스의 대표제품인 섀도우, 아이브로우 등이 미국 아마존에 입점됐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 2년의 부진을 털어내는 변곡점을 찍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더후의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LG생활건강의 대반전을 위해 더후와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시장 공략 확대를 중점 추진사항으로 제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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