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모바일 AP 매입액 11.7조…“‘엑시노스’ 부활, 원가절감 꾀한다”

시간 입력 2024-03-14 10:00:00 시간 수정 2024-03-14 09: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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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 AP 매입액, 2021년 대비 53.74%↑
AP 가격 증가·퀄컴 스냅드래곤 의존도 증가 영향
갤S24로 엑시노스 복귀…A 시리즈 탑재도 늘려

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매입에 11조7320억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5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모바일 AP 가격 상승,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 탑재 비중 증가 등으로 구매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자체 개발 AP ‘엑시노스’를 병행 탑재하면서 원가 개선 및 AP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4일 삼성전자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퀄컴과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구매한 모바일 AP 솔루션(AP와 AP전용 IC류 자재 포함) 비용은 11조73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1조3790억원) 대비 3.02% 증가한 수치다. 2년 전인 2021년(7조6295억원)과 비교하면 53.74% 급증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셋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이 하나로 결합된 형태로, 기기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모바일 AP 제품으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애플의 A 시리즈 등이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매입액이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는 먼저 AP 개당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매입한 모바일AP 솔루션의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0% 상승했다. 지난 2022년 AP 가격이 전년 대비 45% 오른 데 이어 상승세를 거듭했다.

여기에 더해 퀄컴에 대한 모바일 AP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출시한 갤럭시 S22 시리즈에 시스템LSI사업부가 개발한 ‘엑시노스 2200’와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를 병행 채용했으나, 당시 엑시노스 2200의 발열 및 성능 저하 논란으로 부침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폴드 등 플래그십 제품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량 채택했다.

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차세대 AP ‘엑시노스 2400’을 채택하면서 모바일 AP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국내 출시 제품 기준 갤럭시 S24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 2400을, 울트라 모델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했다.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25·A35·A55에 각각 △엑시노스 1280 △엑시노스 1380 △엑시노스 1480을 채택했다. 특히 갤럭시A25·A35의 경우 전작과 달리 엑시노스 칩셋을 새롭게 적용한 제품들이다. 두 제품의 전작인 갤럭시 A24·A35는 대만 미디어텍의 ‘헬리오 G99’와 ‘디멘시티 1080’ 칩셋을 적용한 바 있다.

엑시노스의 반등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원가 경쟁력 강화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맡은 시스템 LSI의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22년 3분기(8%) 대비 3%p 하락한 수치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엑시노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300만대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판매량 기준 시장 순위는 5위를 기록했다. 업체별로 보면, 대만의 미디어텍이 1억1700만대로 1위에 올랐으며, 이어 애플이 7800만대로 2위, 퀄컴이 6900만대로 3위, 유니속이 4위를 차지했다. 이중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제조사는 삼성이 유일하다.

다만, 갤럭시S24 시리즈에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되는 등 삼성 엑시노스의 탑재율이 상승하면서 관련 매출도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샘모바일은 “다음 분기까지 엑시노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하며 삼성전자의 AP 매출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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