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전장·기판 ‘승부수’…“5년 내 전장 매출 5조 목표”

시간 입력 2024-03-21 14:54:40 시간 수정 2024-03-21 14:54:4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LG이노텍 정기 주총…문혁수 대표이사 선임
“현재 전장 매출 2조원대…5년 내 5조원 달성할 것”
FC-BGA로 기판 사업 강화…지난달 첫 양산 개시

21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제 48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김은서 기자>

LG이노텍의 새 수장으로 기용된 문혁수 신임 대표가 전장과 반도체 기판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모바일 시장에서 쌓아온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반도체·자동차·로봇 등 신시장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표는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제 48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인공지능(AI), 자동차, 로봇 등 신기술로 인해 변화가 많이 생기는 시점”이라며 이같은 사업 비전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LG이노텍의 신임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문 대표는 이날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LG이노텍에서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광학솔루션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문 대표는 광학솔루션을 글로벌 1위로 이끈 ‘카메라 모듈 전문가’로 꼽힌다. CEO로 선임되기 직전에는 CSO(최고전략책임자)로서 신사업 발굴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광학솔루션사업에서 쌓은 기술력과 글로벌 고객 신뢰도를 바탕으로 반도체 기판과 전장부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견고히 구축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의 현재 전장(광학솔루션 차량용 카메라 포함) 관련 매출은 약 2조원 대다. 문 대표는 “5년 내 전장 매출을 5조원 대로 올려보려고 한다”며 “현재 수주잔고가 차량용 카메라를 합쳐 13조원 정도 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조금만 더 올리면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5G-V2X 통신모듈, 고부가 차량조명 모듈 ‘넥슬라이드’ 등을 개발하며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싱 부품 수요에 발맞춰 자율주행차 부품에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회사는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 모듈 역량을 차량용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센싱 제품으로 확대해 ADAS용 센싱 솔루션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차량용 카메라는 경쟁사인 삼성전기를 비롯해 부품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의 차별점에 대해 “저희는 ADAS쪽에 많이 집중을 하고 있다”며 “전체 카메라 뿐만 아니라 라디아와 레이더 등을 합쳐 자율주행 관련 개발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전장 부품 사업 관련 협력에 대해서는 “LG이노텍이 양산 또는 준비 중인 자동차 부품이 18가지 정도 되고, LG그룹사 전체로는 50여 가지 이상 공급한다”면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에 일반 가전에 있었던 기능을 확장해서 쓸 수 있다 라는 콘셉트에 대해 공감을 했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표를 비롯한 LG그룹 경영진은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표는 “벤츠를 처음 한 건 아니고 작년부터 자동차 OEM사들을 대상으로 그룹 차원의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며 “벤츠 외 다른 OEM사들과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그룹 역량을 모아 지속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 서울 마곡 본사. <사진제공=LG이노텍>

AI(인공지능) 성장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FC-BGA(플립칩-볼그레이어레이) 등 반도체 기판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FC-BGA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약 22만㎡)을 인수해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공장은 지난달 첫 양산과 함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문 대표는 “반도체 기판은 지난달 양산을 시작했고, 빠르면 올 8월 늦어도 10월 정도면 의미있는 숫자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 받고 있는 ‘유리 기판’도 준비 중이다. 문 대표는 “주요 고객사인 북미 반도체 회사가 유리기판에 관심이 많다”며 “그룹 역량을 모아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리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채용한 것으로, 전력 효율과 칩 밀집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신사업으로 떠오른 로봇과 관련해서도 “AI 시대 급성장 중인 AMR(휴머노이드) 분야에서 센싱, 제어 기술 등 LG이노텍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로봇 관련 선행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문 대표와 박지환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건, 배당을 포함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