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충당금 부담에 카드업계 역성장…현대카드만 4%↑

시간 입력 2024-04-02 11:00:00 시간 수정 2024-04-01 18: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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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카드사 순익 2.5조…1년새 3%↓
현대카드, GPCC·PLCC 효과에 실적 상승

국내 전업 카드사들의 순익이 최근 3개년 동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하는데,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비용이 급증하며 카드사의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대손비용마저 늘어나자 카드사들은 일제히 충당금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순익 감소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순익 총합은 2조4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조5787억원) 대비 3.11% 감소한 금액이다.

특히 우리카드의 실적이 1년새 반토막 나며 7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순익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1121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2048억원) 대비 45.26% 감소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하나카드로부터 쟁취했던 6위 자리도 1년 만에 다시 내어주게 됐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지난 2021년 순익은 각각 2007억원, 2505억원을 기록했다. 두 카드사는 500억 가량의 차이를 보이며 우리카드가 7위, 하나카드가 6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후 2022년 우리카드가 204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수익성을 올린 데 반해, 하나카드의 순익은 1920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가 100억 가량의 격차를 내며 6위 자리에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경우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의 타격을 그대로 받으며 1년새 순익이 절반 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7개 전업 카드사 중 수익성 부분에서 꼴찌를 면치 못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조달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아 2022년 대비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증가했다”면서 “올해도 고금리 및 연체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독자가맹점망 구축을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 외에도 하나카드의 순익이 1년새 10% 이상 떨어지며 감소폭이 컸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1920억원) 대비 10.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KB국민카드 3512억원(전년 대비 8.30% 감소) △신한카드 6219억원(3.52% 감소) △삼성카드 6094억원(2.07% 감소) 등 대부분 카드사의 순익이 역성장했다.

전체 카드사 중 순익이 오른 곳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두 곳뿐이었다. 전체 카드사 중 증가폭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롯데카드였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3679억원으로, 전년(2780억원) 대비 32.3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금액은 롯데카드의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수치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 4월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이에 따른 매각 이익은 1981억원 수준이다. 로카모빌리티 매각분을 제외한 순익은 1698억원으로, 1년새 38.92% 감소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와 금융사업의 견고한 성장세로 인해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18.8% 증가하며 성장기반을 공고히했다”면서도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금융권 전반의 대손비용 증가 영향으로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한 이익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개선되며 영업자산 확대 체력을 확보했고, 유동성 확보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통해 불안정한 외부환경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비용효율화로 내실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의 경우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회원 수 증대와 신용판매 취급액마저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연간 순익은 2651억원으로, 전년(2540억원) 대비 4.37%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업황 악화에도 범용신용카드(GPCC)와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 상품 전 영역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해 회원 수가 늘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신용판매 취급액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또한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상품 운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3년 연속 업계 최저 수준의 0%대 연체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7개 카드사의 연간 순익은 최근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의 연간 순익은 지난 2021년 2조6397억원에서 2022년 2조5787억원, 2023년 2조4986억원으로 1년 마다 1000억 가량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신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리 조정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는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까지는 수익 악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대손비용이 늘어나며 카드사들 차원에서도 충당금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러한 여파는 하반기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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