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 비중 확대한 카카오뱅크, ‘연체율’ 경쟁사의 절반 수준

시간 입력 2024-04-03 15:00:00 시간 수정 2024-04-02 17: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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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전년과 동일한 0.49% 유지…인터넷은행 3사 중 최저
부실대출 비율 역시 여타 은행 대비 절반 수준
담보대출 늘리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연체율이 치솟을 동안 카카오뱅크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 눈길을 끈다. 자산 증가 속도에 비해 건전성이 양호한 배경엔 담보대출 비중을 늘렸던 대출 전략이 자리한다.

대환대출 수요를 흡수한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 위주였던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체질을 개선한 점이 자산건전성에서 드러난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년과 동일한 비율을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들어 0.53%로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2분기 0.52% △3분기 0.49%로 차츰 안정세를 찾아갔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낮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0.96%, 1.32%로 1년 전보다 0.11%포인트, 0.5%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여신에서 부실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저 수준이다. 작년 기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카카오뱅크는 0.4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0.86%, 1.21%인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다.

지난해 초 경기악화와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카카오뱅크가 해당 우려를 잠재우고 자산건전성을 양호하게 관리할 수 있었던 건 안전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22년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범위를 넓히며 담보대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주담대 취급 대상을 기존 아파트에서 연립주택과 다세대 주택으로 확대하고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시중 대환대출 수요를 훕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2년 말 13조2954억원에 달했던 주담대는 1년새 21조3112억원으로 60.3% 증가했다.

전체 대출에서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7.7%에서 55.1%로 확대됐다. 아파트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담보대출 비중은 35.6%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 담보대출은 건전성 관리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전체 신용대출에서 일정 비율을 상대적으로 신용 점수가 낮은 중·저신용자에게 의무적으로 대출을 내줘야 한다. 신용대출을 늘리게 되면 그만큼 중·저신용자 대출도 확대해야 하는데 담보대출로 자산을 확보하게 되면 무리하게 중·저신용대출늘 늘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담보대출을 늘리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결과 중·저신용자 대출에서도 여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작년 카카오뱅크만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30%)를 초과 달성한 것이 방증한다. 케이뱅크(29.1%)와 토스뱅크(31.5%)는 각각 32%, 44%의 목표를 설정했지만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따라 도달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적극적인 중·저신용 대출 비중 확대에도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순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만 떼어 봐도 1% 중반대를 기록해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이 가장 크지만 연체율은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양호한 자산건전성 덕분에 카카오뱅크는 포용금융 기조를 유지하며 무난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건전성이 양호하면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중·저신용 대출 여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 담보대출 영업을 확대하면 포트폴리오에서 안전 자산 비중을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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