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연체 확산 지속…2개 분기 연속 1.6%대, 현대카드만 1.0% 이하

시간 입력 2024-04-03 11:00:00 시간 수정 2024-04-02 17: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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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2개 분기 연속 1.6%대…전년비 0.42%p↑
현대카드, 연체율 유일 개선…2분기 연속 0%대

카드사의 연체율이 2개 분기 연속 1.6%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급등하며 차주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약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의 신용회복 지원까지 단행되며 카드사의 연체율은 향후 더 악화된 여지마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대환대출 포함) 평균치는 1.6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24%) 대비 0.42%p(포인트) 악화된 수준이다.

카드사 중 1개월 이상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전년(1.65%) 대비 0.35%포인트 오른 2.00%에 달했다. 7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2%대를 기록한 것이다.

뒤이어 △하나카드(1.99%) △KB국민카드(1.86%) △롯데카드(1.80%) △신한카드(1.73%) △삼성카드(1.27%) 등이 모두 1%대의 연체율을 보였다.

다만 7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직전 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7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67%를 기록했다. 1개 분기 동안 0.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1개 분기 동안 개선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2.25%에서 4분기 1.99%로 0.26%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역시 2.02%에서 0.16%포인트 개선된 1.86%를 기록했다. KB신용정보를 자회사로 편입해 채권 회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는 한편, 중저신용자에 대해 정밀한 리스크 관리를 진행한 것이 연체율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개 카드사 중 지난 하반기 연속 0%대의 연체율을 기록한 곳은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1.24%까지 올랐으나 △2분기 1.17% △3분기 0.99% △4분기 0.97%로 점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전년(1.07%)과 비교해서도 0.10%포인트 가량 연체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새 연체율이 개선된 곳은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상품 운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3년 연속 업계 최저 수준의 0%대 연체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연체율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은 맞지만,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사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상승했으나,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전년 말 대비 개선됐다”며 “아울러 조정자기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금융시장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토록 지속 지도할 예정”이라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발행시장 동향 및 여전사 유동성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하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지난 2022년 2분기 1.03%까지 떨어졌으나 △3분기 1.06% △4분기 1.24% △2023년 1분기 1.54% △2분기 1.58% △3분기 1.67% 등으로 지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렇듯 카드사의 연체율이 급등한 데는 금리가 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급등하며 차주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약화한 탓이다. 

이미 카드사의 연체율이 1%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향후 연체율 악화에 대한 여지마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단행된 ‘대규모 신용사면’에 따라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서다.

신용사면 대상은 지난 2021년 9월 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2000만원 이하의 소액 연체가 발생했으나, 2024년 5월 31일까지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한 자다. 신용사면 시행에 따라 개인 약 298만명, 개인사업자 약 31만명 등 최대 330만명에 대한 대출 연체 이력이 삭제된다.

신용회복 지원에 따라 약 15만명은 추가로 관계법령에 따른 카드발급 기준 최저 신용점수인 645점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체이력이 있는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신규로 발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사면을 통해 신용점수가 회복된 저신용자들이 유입될 경우 잠재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고금리로 인해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진 가운데, 과거 연체이력이 있던 이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경우 대출이 부실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단기 자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며 카드론 등을 추가로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사면을 통해 연체 기록이 해제될 경우 신용불량자인데도 불구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 전반의 상황이 어려워져 저신용자의 채무 상환 여력도 떨어진 만큼 연체율 관리에는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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