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증권사 외환거래이익 여전히 ‘적자’…삼성증권, NH투자증권만 선방

시간 입력 2024-04-05 17:00:00 시간 수정 2024-04-05 16: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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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체 증권사 외환거래이익 전년대비 18% 넘게 ↓
환율 불확실성 속 적자 지속…증권사 일반환전 업무도 개시 요원

환율시장 불확실성으로 고(高)환율이 이어지면서 증권사의 외환거래 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외환거래 관련 이익보다 손실이 커 ‘적자’를 이어갔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증권사의 외환거래이익은 17조99억원으로, 전년(20조8854억원)보다 18.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의 외환거래이익 항목은 외환과 관련된 모든 거래에 따른 이익을 합한 수익이다. 여기서 외환거래손실액을 빼면 증권사가 외환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을 알 수 있다.

이익 규모로만 보면 개별 증권사 중에는 한국투자증권이 4조7300억원으로 타사 대비 월등히 많았다. 다만 전년(4조8617억원) 대비해서는 2.7% 감소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외환거래손실 역시 4조771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많았으며, 심지어 자사의 외환거래이익 규모보다도 많았다. 전년(5조20억원) 대비로는 감소해서 적자폭이 줄었다.

이밖에는 메리츠증권이 1조8237억원, 미래에셋증권 1조7531억원, 하나증권 1조6201억원, 삼성증권 1조4248억원, NH투자증권 1조800억원, 키움증권 1조439억원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모두 전년 대비 외환 관련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들 증권사의 외환거래손실은 메리츠증권 1조8287억원, 미래에셋증권 1조7671억원, 하나증권 1조6476억원, 삼성증권 1조3647억원, 키움증권 1조444억원, NH투자증권 1조181억원 순으로 공시됐다.

각각 601억원, 619억원의 이익을 거둔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외환 거래로 ‘적자’를 본 셈이다.

증권사 외환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환율 추이가 결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돌파한 뒤 현재까지 고환율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300원대 환율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초유의 수준이다.

한편, 은행이 전담하던 일반 고객 대상 환전업무를 대형 증권사에도 허용하는 제도는 법률 개정을 마치고도 여전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일반 개인‧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환전업무를 은행 및 일부 초대형 증권사 4곳만이 하는 규제를 완화,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에 허용했다. 이에 따라 종투사 라이선스가 있는 총 9곳의 대형 증권사들이 일반환전 업무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를 포함한 외국환거래규정이 지난해 7월 개정된 지 9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 일반환전을 신청한 증권사는 없다. 일반환전 업무를 위한 인프라 마련과 함께, 아직 세부적인 부분에서 지침이 불명확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등이 폭넓게 관여해야 하는 환전 업무의 특성상 정부와 금융당국의 소통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일반환전 허용은 업계가 오랫동안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차원에서 요구해 왔던 사안”이라며 “법 개정과 함께 실질적인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이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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