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늘어난 카드업계, NPL비율 1년새 0.26%p↑…7개사 중 현대카드만 소폭 개선

시간 입력 2024-04-08 11:00:00 시간 수정 2024-04-05 16:27:01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4분기 카드사 NPL비율 1.10%…1년새 0.26%p↑
‘업황 악화 직격’ 6개 카드사, NPL비율 모두 오름세
현대카드 “신판 중심 포트폴리오·우량 회원 비중↑”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에 따라 운용금리가 오르며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카드사의 NPL비율은 지속 1%대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NPL비율이 지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며 비우호적인 상황 속에서도 발군의 성과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 평균은 1.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0.84%) 대비 0.26%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의 비중을 의미한다.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NPL비율의 경우 각 회사별로 관리하는 기준이나 방식이 다른 만큼 회사별 비교보다는 기간별 추이 등 경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업체별로 비교해 보면, 대부분 카드사의 NPL비율은 전년 대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전업 카드사 7곳 중 1년새 NPL비율이 가장 큰 폭 오른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은 1.20%로, 1년새 0.53%포인트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어진 고금리 장기화 등 대내외적인 상황이 NPL비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직전 분기(1.25%)와 비교해서는 0.05%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상승폭이 큰 곳은 롯데카드였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은 1.56%로, 전년(1.12%) 대비 0.44%포인트 상승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해 좀 더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특이사항 없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정상 운영 중이며, 건전성 지표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카드 1.30%(전년 대비 0.38%포인트 상승) △삼성카드 0.94%(0.22%포인트 상승) △우리카드 0.94%(0.17%포인트 상승) △KB국민카드 1.06%(0.10%포인트 상승) 등의 순으로 전년 대비 상승폭이 컸다.

전체 카드사의 NPL비율이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현대카드의 경우 오히려 NPL비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의 NPL비율은 지난 2022년 4분기 0.69%에서 2023년 4분기 0.66%로 0.03%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NPL비율이 지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카드의 2023년 NPL비율은 △1분기 0.71% △2분기 0.69% △3분기 0.68% △4분기 0.66% 등으로 꾸준히 개선됐다. 우량 회원이 증가하며 건전성 개선 효과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선제적으로 자산건전성을 최우선으로 한 운영과 연체율 관리를 통해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도 양호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카드는 신용판매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금융상품 운영을 통해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업황 악화에도 범용신용카드(GPCC)와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 등 매력적인 상품을 통해 우량 회원 비중이 증가한 것 또한 건전성 수치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20년 4분기 1.03%을 기록했던 카드사들의 NPL비율은 2021년 1분기 0.99%로 떨어진 이후 지속 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오름세를 지속하더니, 2023년 들어서는 1%대에 진입한 이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분기 0.77%에서 2분기 0.76%로 소폭 떨어진 NPL비율은 △3분기 0.74% △4분기 0.84% △2023년 1분기 1.04% △2분기 1.05% △3분기 1.09% △4분기 1.10% 등으로 지속 상승했다.

이처럼 카드사의 NPL비율이 오르는 데는 기준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은행은 수신을 통해 예금자로부터 보통예금 수준의 비교적 낮은 예금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카드사의 경우 시장성 수신으로 자금조달을 하는 만큼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에 직격으로 영향을 받는다.

조달비용이 높은 만큼 운용금리는 높게 설정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운용금리가 상승하며 카드론 금리와 현금 서비스, 대출성 채권 이자율 등이 함께 높아진 것이 NPL비율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부담이 커지며 차주들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진 것이다.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수요가 크게 떨어진 점도 NPL비율 상승세에 한 몫 했다. 연체율이 오르자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쌓게 되고,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다. 카드사의 실적 악화에 여전채 수요마저 줄어드는 등 시장가격이 떨어지며 발행금리마저 더 높아진 실정이다.

여신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및 경기침체 등 경제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채무불이행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라며 “금리가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해야 오름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연체율 상승 등 어려운 업황에 따라 NPL비율 역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대비해 업계에서는 손실흡수능력을 올리기 위해 업계 차원에서도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