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자회사 출범한 기업은행, 비이자이익 기여 ‘언제쯤’

시간 입력 2024-04-08 07:00:00 시간 수정 2024-04-05 17: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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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행장 취임 목표였던 IBK벤처투자 공식 출범
비이자이익 및 자회사 순익 지속 감소세…비은행 경쟁력 강화 절실
은행 의존도 낮추고 수익성 올릴 구원투수 ‘기대’

IBK기업은행이 9번째 자회사로 IBK벤처투자를 공식 출범하며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했다.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6487억원으로 전년도 3844억원 대비 68.8% 성장했다. 다만 이는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에 따른 단발적인 성과일 뿐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 성장세로 보기는 다소 어려운 형국이다.

실제 비이자이익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수수료 순익의 경우 지난해 477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5718억원 대비 16.6% 감소했다. 지난 2021년도에 6316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감소율은 24.5% 수준에 달한다.

특히 은행보다는 자회사의 수수료 순익 감소율이 높았는데 은행은 2022년 3604억원에서 지난해 3307억원으로 8.2%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자회사는 2430억원에서 1846억원으로 24.0% 감소했다.

중국유한공사, 인도네시아은행, IBK미얀마은행 등 해외법인을 제외한 기업은행 자회사 8곳(캐피탈, 투자증권, 연금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 시스템, 신용정보, 서비스)의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감소한 상황이다.

자회사 8곳의 지난해 순익은 1787억원으로 전년 1841억원 대비 2.9% 뒷걸음질 쳤는데, 주요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이 471억원에서 313억원으로 33.5% 감소했으며 IBK저축은행이 192억원에서 –2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 은행장(가운데)이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BK벤처투자 출범식 & CES 혁신상 수상기업 데모데이’에서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이사(왼쪽에서 네 번째), 이형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김성태 IBK기업은행 은행장(가운데)이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BK벤처투자 출범식 & CES 혁신상 수상기업 데모데이’에서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이사(왼쪽에서 네 번째), 이형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이 같은 상황에 지난 4일 공식 출범을 알린 기업은행의 9번째 자회사 IBK벤처투자는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 활로를 넓힐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14일 모험자본 시장의 마중물 역할 수행을 위해 10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IBK벤처투자는 국책은행이 국내에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설립한 첫 사례다. 지난해 1월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취임 목표로 선포한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혁신유망기업 육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표 아래 출범했다.

이는 비이자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취임 후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IBK벤처투자의 운영 목표는 정책형 벤처캐피탈로서 민간 시장을 보완하며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창업 초기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벤처기업 투자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초대 대표로 낙점된 조효승 대표는 △한림창업투자 대표이사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본부장 △우리자산운용 PE본부장 △키움투자자산운용 PE본부장 △SK증권 PE본부 상무 △SKS프라이빗에쿼티(SKS PE) 전략투자사업부문 대표 등을 역임한 M&A(인수・합병) 자문 및 기업구조조정업무(CRC) 전문가다. 조 대표의 혜안으로 IBK벤처투자가 정책형 벤처캐피탈의 역할을 넘어 실질적인 수익성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IBK벤처투자는 지난달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완료하고 초기투자 전문기관인 퓨처플레이와 3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 결성을 협약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후 향후 3년간 5000억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신규 조성해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첨단산업과 초격차 기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벤처투자 산업 특성상 실제 이윤을 창출하기까지에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김성태 행장 역시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위험이 상당한 만큼 은행에서 과감한 수준의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벤처 스타트업 금융생태계에 정책적 역할을 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이들을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내 수익성까지 얻어내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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