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시기 불확실…카드사, 자금조달 다각화로 레버리지 배율 개선 속도

시간 입력 2024-04-22 18:00:00 시간 수정 2024-04-22 17: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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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5.8배…1년새 소폭 개선세
고금리 장기화·가계소득 위축…부실화 가능성↑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전년 대비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외부 자금 수혈을 통한 자본 확충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기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나 기업어음(CP) 등이 주요한 자금 조달원이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으로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적극적이다.

22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평균치는 5.8배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0배) 대비 0.2배 가량 개선된 수치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다는 것은 곧 부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가 높은 현재 업황에서 자산을 많이 운용할 경우 그만큼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산 운용보다는 건전성이 더 악화될 여지를 줄이고자 레버리지 배율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7개 중 6개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카드(5.5배)와 현대카드(6.2배)의 레버리지 배율이 1년새 0.3배씩 오르며 개선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모두 0.2배씩 개선됐다. 삼성카드가 3.6배로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레버리지 배율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뒤이어 △KB국민카드(6배) △우리카드(6.5배) △롯데카드(7배) 순이었다.

대부분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개선된 가운데 하나카드는 소폭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전년(5.6배) 대비 0.3배 오른 5.9배를 기록했다. 다만 하나카드의 경우 해당 배율이 오른 후에도 업계 평균 수준을 웃돌았다. 아울러 6.1배까지 올랐던 직전 분기와 비교해 봐도 0.2배 가량 줄어드는 등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산 일부가 증대되며 레버리지 배율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2023년도 분기별 레버리지 배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관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무분별한 카드 대출 확대를 방지하고, 과도한 외형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에 대해 8배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다만 직전 1년간 배당성향이 30%보다 높은 카드사에 한해서는 7배로 한도를 강화해 적용한다.

또한 레버리지 배율이 높다는 것은 곧 부채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카드사의 경우 레버리지를 일으켜 사업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배율이 낮은 것만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경기가 좋은 시기에 레버리지를 일으킨 후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될 경우에는 국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레버리지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해당 배율을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리가 높고 가계소득이 위축된 현재 업황에서는 자산을 많이 운용할수록 연체 및 부실화 가능성도 높아 카드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카드사의 건전성은 지속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 악화의 여지를 줄이고자 레버리지 배율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7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2022년 3분기 1.06% △4분기 1.24% △2023년 1분기 1.54% △2분기 1.58% △3분기 1.67% 등으로 지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4분기 들어서는 1.66%로 0.01%p(포인트)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부채를 상환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비용을 지불하며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해진 현 상황에서 카드업계 역시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카드사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적극적인 것도 손실 흡수능력과 자본 건전성 강화 목적에서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700억원(금리 연 6.2% 수준) 규모, 현대카드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1200억과 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5.56% 수준)을 발행했다. KB국민카드도 여전사 중 최초로 공모방식을 통한 최대 2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상태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으로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 중에 있다”면서 “최근 카드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것 역시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것 역시 쉽지 않은 현실이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또한 수요가 있어야 발행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장기물인 데다 채권보다 금리가 더 높아 자주 발행할 수는 없다”며 “카드사들이 2022년, 2023년께 자금 조달이 힘들었던 시기에 드물게 발행을 했던 덕분에 자본이 늘어 레버리지 배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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