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카드사 연체율 고공행진…‘신용사면’ 여파 견딜까

시간 입력 2024-05-01 07:00:00 시간 수정 2024-04-30 17: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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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 카드사 연체율 1.57%…1년새 0.31%p↑
하나카드 연체율 1.94%…1년새 0.80%p 올라
“신용사면 영향, 3분기 이후에나 봐야 할 것”

주춤했던 지주계 카드사의 연체율 상승세에 다시금 속도가 붙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된 데 이어 시장경제 상황까지 악화되며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금리 하락 시기마저 예측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지난달 단행된 ‘대규모 신용사면’의 영향은 올 3분기에나 가늠할 수 있었진 만큼 카드사들은 올해 역시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주계 카드사 4곳(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 평균치는 1.57%에 달한다. 이는 전년(1.26%) 대비 0.31%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카드의 연체율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하나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94%로 4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1.14%)보다도 0.8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하위권 카드사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저신용 차주들이 많은 만큼 상위권 카드사들 대비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타격을 입은 하나카드는 향후 리스크와 손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되며 전년 대비 연체율이 상승했다”면서 “향후 하나카드는 연체율이 높은 고이율 자산 및 채무재조정채권(대환론)을 중심으로 부실화된 자산의 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고, 리스크와 손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연체율 및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신한카드가 전년(1.37%) 대비 0.19%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나란히 0.12%포인트 오르며 각각 1.46%, 1.31%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2022년 2분기 0.82%까지 낮아졌던 지주계 카드사의 연체율은 같은 해 3분기부터 지속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 3분기 0.83% △4분기 1.04% △2023년 1분기 1.26% △2분기 1.31% △3분기 1.40% 등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올랐다.

지난해 4분기 1.34%까지 개선되며 5개 분기 내내 유지되던 연체율 상승세에는 한 차례 제동이 걸렸으나, 올해 1분기 들어 1.57%로 1개 분기 만에 0.23%포인트 가량 오르며 다시 한 번 상승 기류를 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주계 카드사의 1분기 연체율이 오른 데는 금융자산의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차주들의 상환여력이 약화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문제는 1분기 연체율이 이미 1%대 중반대를 넘어선 가운데, 최근 단행된 대규모 신용사면은 올 1분기 지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뤄지고 있는 신용회복 지원에 따라 개인 약 298만명, 개인사업자 약 31만명 등 최대 330만명에 대한 대출 연체 이력이 삭제되게 된다. 이에 연체이력이 있는 약 15만명의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신규로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신용회복 지원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1분기 연체율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기간 역시 부족해 1분기 연체율에는 신용사면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올 3분기 이후에나 신용사면 단행이 적용된 건전성 지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건전성 추가 악화 가능성마저 열어둔 채 카드사들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기조 및 시장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현저히 낮이짐에 따라 카드업계뿐만 아니라 2금융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해당 기조는 미국 금리 및 국내 금리가 안정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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