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저탄소’·현대건설 ‘원전’…R&D투자 비율 늘리는 대형 건설사

시간 입력 2024-04-30 17:45:00 시간 수정 2024-04-30 16: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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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투자 비용, 삼성물산 4760억원‧현대건설 1642억원
“R&D 장기 투자 가능한 건설사 적고 매출 반영 불확실”

삼성물산 제로시멘트 보도블록 생산과정. <사진제공=삼성물산>

대형 건설사들이 신성장 동력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매출 대비 가장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 투자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사용한 연구개발 투자 비용은 매출액의 1%를 초과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4760억원으로 전년 3836억원 대비 24.1%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연구개발비 투자 비용은 매출액의 1.14%로, 지난해 처음 1%를 넘겼다.

삼성물산은 친환경 시장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성물산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탄소저감 콘크리트 개발이다.

최근 삼성물산은 탄소저감 콘크리트 기술의 탄소감축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론을 개발해 건설업계 최초로 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이 외에도 탄소배출량을 약 40% 낮춘 저탄소 PC를 개발해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에 실제 상용화 했으며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탄소배출량을 70% 낮추는 ‘제로 시멘트’ 보도블록을 개발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연구개발 담당 조직에 주거성능연구소 연구원 18명을 두고 친환경 건축물 설계와 평가기술 확보, 신규자재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당 조직에 대해 “친환경, 콘크리트 분야 등 기술을 선도하고 친환경 기술확보를 통해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고 사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신성장사업 연구개발 부문.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1642억원으로 전년 1368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현대건설의 전체 매출액 중 1.04%를 차지한다. 현대건설은 2017년도부터 꾸준히 매출액의 1% 이상을 연구개발 투자에 사용해 왔다.

현대건설이 주력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는 기반기술과 신성장사업, 스마트 건설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현대건설이 국내외에서 원전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은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대형원전 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MR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미국 SMR개발사 홀텍과 독점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발주가 재개된 신한울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기술개발을 위한 ‘기술연구원’ 조직을 두고 있다. 지난해 기술연구원의 연구원은 총 157명이었으며 190억원의 인건비가 사용됐다. 연구과제는 72건으로 이 중 60건이 내부 과제였다.

현대건설 측은 올해 2명 줄어든 155명의 연구원을 통해 62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과제 당 연구비용은 8500만원으로 전년(6500만원0)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로 곧바로 이어지진 않는다. 실제 상용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건설업종 특성상 신사업에 대한 연구개발이 아닌 경우, 오랜 시간 쌓아온 시공법을 바꾸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하는 연구개발은 실제로 상용화되기 까지 굉장히 까다롭고 오랜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현장에 적용되는 토목기술 등도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왔던 방법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이 이뤄진다해서 급격하게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대형 건설사가 아닌 이상 연구개발투자에 나서는 것도 어렵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수소,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자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곧 바로 매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할 여력이 있는 회사들만 연구개발 비용을 늘릴 수 있다”며 “대부분 건설사들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만큼 신성장 동력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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