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철근 상업판매 시작…생산능력 연산 70만톤
전체 철근 시장 감안하면 아직은 판매 영향 크지 않을 듯
향후 생산능력 추가 확보 시 기존 업체들 판매 감소 가능성
포스코가 철근 생산·판매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철근 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근을 판매하던 철강업체들도 포스코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는 포스코의 생산량이 많지 않아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철근 생산능력을 확대하게 될 경우 시장 내 영향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철근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판매에 돌입한다. 포스코는 지난 5월 KS인증 취득하고, 지난 6월에는 제품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철근 판매를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
포스코는 철근 생산을 위해 포항제철소 내 선재설비 1기를 철근 생산에 적합하도록 개선했다. 국내 선재 시장의 경우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으면서 포스코의 선재설비는 유휴설비로 남아있었다. 이에 포스코는 유휴설비를 다시 활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철근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철근은 코일철근이다. 코일철근은 둥글게 말린 형태의 철근으로 제품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막대형 철근에 비해 적재가 편리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포스코의 연간 철근 생산능력은 70만톤 수준이다.
업계 내에서는 포스코의 철근 생산량이 국내 수요에 비해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 시장에 미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철근 수요는 연간 약 1000만톤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철근 국내 판매량은 966만6000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수요를 기준으로 보면 포스코가 100% 설비를 풀가동해 생산하더라도 비중은 약 7% 수준이다.
현대제철도 포스코의 철근 시장 진출이 자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수 현대제철 전기로사업본부장은 2분기 기업설명회를 통해 “철근 시장 자체가 올해 하반기부터 상당히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 기존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직선철근과 포스코의 코일철근은 사용처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코일철근을 생산하고 있는데 계약을 통해 출하가 되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가 진출한다고 하더라고 판매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스코의 생산능력이 점차 확대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포스코가 선재설비 1기를 철근 생산이 가능하도록 바꿨지만 향후에는 남은 3기에 대해서도 철근 설비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도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나머지 생산라인도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가 4기 모두 철근 생산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연간 생산능력은 280만톤이 될 전망이다. 철근의 국내 수요가 연간 1000만톤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 수준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기존 철강업체들도 포스코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기존 철강업체들이 걱정하는 것은 현재도 철근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인데 포스코가 신규로 진입한다는 점이다. 국내 철근 생산능력은 약 1300만톤 수준인데 국내 철근 수요를 보면 300만톤이 공급과잉이다. 이에 철강업체들은 현재도 감산과 설비 개·보수를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면 기존 철강업체들의 판매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근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인 상황에서 포스코가 진입하는 만큼 기존 철강업체들은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포스코가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갈 때에는 다른 철강업체들의 우려는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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