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 의존도 낮췄다…비계열사 수주만 12조원

시간 입력 2023-11-01 07:00:01 시간 수정 2023-10-31 17: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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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핵심부품 사업 매출 성장 견인…흑자 전환
A/S 사업 영업이익 증가 눈길…1년 새 약 12%↑
연간 목표 수주액 60% 초과 달성…수주 총력전

현대모비스가 올해 들어 3개 분기 누적 12조원에 육박하는 비계열사 수주를 기록하며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전동화 부품 경쟁력을 앞세워 폭스바겐과 벤츠 등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핵심부품 공급을 꾸준히 늘린 덕분이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비계열사 매출 비중을 높인 현대모비스는 남은 하반기 전사적 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1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 14조2302억원, 영업이익 69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9.8%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의 경우 9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3% 급증했다.

현대모비스의 매출 성장은 모듈·핵심부품 사업이 이끌었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3분기 모듈·핵심부품 사업 매출은 11조4571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의 80.5%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핵심부품 사업은 전동화·부품제조·모듈조립 등 세 부문으로 나뉘는데, 이 중 부품제조 부문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부품제조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7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현대모비스가 모듈·핵심부품 사업의 외형 확장에 성공한 비결은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에 필수적인 전동화 부품 공급 확대에 있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해소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물량이 증가한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공급이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모듈·핵심부품 사업 내 전동화 부문의 매출은 9조794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9조675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모듈·핵심부품 사업의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핵심부품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277억원에서 올해 3분기 14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모듈·핵심부품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0.3%에서 0.1%로 0.4%포인트 상승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현대모비스 용인 기술연구소 전경.<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 성장을 이끈 건 A/S 사업이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3분기 A/S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조7732억원으로 모듈·핵심부품 사업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6756억원으로 11.9% 늘어났다. 지난 2분기 A/S 사업 영업이익(5681억원)과 비교해도 18.9%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기아 대비 수익성 개선이 다소 더뎠던 건 판매비와 관리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3분기 판매·관리비는 1조7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운반보관비는 지난해 3분기 1352억원에서 올해 3분기 1173억원으로 13.2%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경상개발비가 3462억원에서 3861억원으로 11.5% 늘어났다. 다만 항공운송 감소 등 물류비 안정화의 영향으로 고정비 부담이 완화하면서 수익성 감소분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완성차로의 핵심부품 공급 증가와 전동화 물량 확대, 제품 믹스 개선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며 “연구개발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물류비 정상화와 A/S 사업 호조, 지역별 판매가격 현실화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BSA).<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남은 하반기 고객사와 부품군을 다변화하고, 거점별 영업 전문 조직 운영을 이어가 글로벌 수주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력반도체 역량 강화를 통한 전사적 체질 개선을 지속한다. 특히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국내 계열사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장·램프·샤시 등 핵심부품의 논 캡티브(Non-Captive·비계열사) 수주를 확대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상반기 기록한 전체 매출 30조3519억원 중 현대차·기아가 차지한 비중은 79.6%에 달했다.

업계는 현대모비스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대차·기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매출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올해 3분기 누적 85억7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 규모의 핵심부품을 수주한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올해 초 제시한 연간 목표 수주액인 53억6000만달러(약 7조3000억원)를 약 60% 초과 달성한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 자율주행 센서와 인포테인먼트 신제품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신규 수주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 8월 독일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에 수조원 규모의 배터리 시스템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연내 이사회 승인을 받아 스페인에 위치한 완성차 공장 인근에 신규 생산 거점을 마련해 해당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폭스바겐을 비롯해 벤츠,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의 수주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배터리 시스템을 비롯한 전동화 부품과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수주 제품군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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