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사 내수 판매 ‘명암’…현대차·기아·GM 웃었다

시간 입력 2023-11-09 17:45:00 시간 수정 2023-11-09 17: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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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GM ‘선방’…르노·KG는 ‘고전’
르노, QM6 가격 인하 통해 분위기 전환 도전
KG, 토레스 EVX 필두로 내수 판매 반등 나서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사진제공=현대자동차>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신차 구매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신차 효과 유무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기아와 한국GM은 비교적 선방한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와 KG모빌리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해 10월 내수 판매량은 11만7012대로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우선 현대차의 올해 10월 국내 판매량은 6만4328대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그랜저와 쏘나타, 싼타페와 코나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린 데다 투싼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한 덕분이다. 그랜저는 지난해 10월 4661대에서 올해 10월 8192대로 75.8% 늘었고, 쏘나타도 3323대에서 4849대로 45.9% 증가했다. 싼타페는 2722대에서 8331대로 206.1% 늘었으며, 코나는 493대에서 2934대로 495.1% 급증했다. 투싼의 경우 1729대에서 3432대로 98.5% 증가했다. 지난해 7월 4세대 투싼의 연식변경 모델 ‘2023 투싼’이 출시된 지 1년 이상 지났음에도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기아도 쏘렌토와 레이의 신차 효과를 앞세워 판매 성장을 이어갔다. 기아의 올해 10월 국내 판매량은 4만296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했다. 쏘렌토는 지난해 10월 5127대에서 올해 10월 8777대로 71.2% 늘었고, 레이는 3363대에서 4824대로 43.4% 증가했다. K5는 2514대에서 2592대로 3.1% 늘었는데, 이달 2일 출시한 3세대 K5의 부분변경 모델 출고가 본격화하면 판매 증가세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니발은 5004대에서 3933대로 줄었지만, 4세대 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가 임박한 상태다. 기아 관계자는 “카니발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 등을 통해 판매 동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모델.<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한국GM의 올해 10월 내수 판매량은 4469대로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지난 9월 내수 판매량이 26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34.4%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지난달에만 3043대가 판매되며 한국GM 전체 내수 판매 실적의 68.1%를 차지했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10월 167대에서 올해 10월 335대로 100.6% 늘었고, 타호도 26대에서 50대로 92.3% 증가했다. 다만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가 1360대에서 496대로 63.5% 감소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르노코리아 ‘2024년형 XM3 E-TECH 하이브리드’.<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반면 극심한 신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르노코리아는 올해 10월 내수 판매량이 1451대에 그쳤다. 지난해 10월(4338대)과 비교해 66.6% 급감한 수치다. 내수 판매 실적을 책임지는 SM6·QM6·XM3의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SM6는 지난해 10월 475대에서 올해 10월 146대로 69.3% 줄었고, XM3도 1540대에서 518대로 66.4% 감소했다. 특히 대표 차종인 QM6는 2007대에서 787대로 60.8% 줄었다. 르노코리아가 QM6 가격 인하와 XM3 트림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전열 재정비에 한창인 만큼 연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G모빌리티의 올해 10월 내수 판매량은 38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51.5% 감소했다. 간판 차종인 토레스와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된 탓이다. 토레스는 지난해 10월 4726대에서 올해 10월 1628대로 65.6% 감소했고, 렉스턴 스포츠도 2077대에서 1320대로 36.4% 줄었다. 렉스턴의 경우 429대에서 144대로 66.4% 급감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9월 출시한 토레스 EVX를 필두로 내수 판매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토레스 EVX는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로, 중국 비야디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433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업계는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꼽는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 종료 또한 신차 구매 수요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획재정부의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개별소비세 세율이 차량 가격의 3.5%에서 5%로 다시 인상됐다. 앞서 정부가 2018년 7월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개별소비세 세율을 5%에서 3.5%로 낮춘 이후 6개월 단위로 연장을 거듭한 지 5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마저 없어지자 신차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내수 시장의 분위기를 살리려면 제조사의 할인 프로모션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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