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R&D 조직 대수술…SW·HW 기술 시너지 관건

시간 입력 2024-01-02 07:00:00 시간 수정 2023-12-29 16: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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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전담 조직 신설 등 대대적 조직 개편 추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 통합…미래 사업 주도
차기 수장 미정…SDV 전환 핵심 송창현 사장 거론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기아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연구개발 조직 전면 개편에 나선다. 차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 통합을 주도하는 연구개발 전담 조직 신설이 핵심이다. 그룹 내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 신설 계획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 세부적인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 조직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42dot)과 현대차·기아 내 조직인 최고기술책임자(CTO·Chief Technology Officer), 글로벌전략오피스(GSO·Global Strategy Office), SDV본부 등으로 구성된다. SDV는 ‘Software Defined Vehicle’의 줄임말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현대차·기아는 이들 연구개발 조직 간 협업을 기반으로 신차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전기차 업체 간 가격 경쟁 심화, SDV 전환 가속화 등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개발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미래차 경쟁력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직 분산과 리더십 이원화는 결과적으로 현대차·기아에 악영향을 끼쳤다. 전략의 일관성 부족과 협업 체계의 복잡성 등이 연구개발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이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 겸 현대차 SDV본부장(사장)과 김용화 현대차·기아 CTO(사장)로 나뉘어 있던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월 안에 혁신 연구개발 전담 조직 신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해당 조직은 차세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아키텍처 통합 최적화, 원가 혁신 등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 간 시너지 통해 SDV를 포함한 미래차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연구개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1월 내 세부적인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화 현대차·기아 CTO(사장).<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의 이번 연구개발 조직 개편은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사업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연평균 11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소, 자율주행, SDV,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사업 추진도 병행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약 3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미래 사업 투자 비중을 45%까지 확대한다.

현대차·기아의 새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이끌 차기 수장은 미정이다. 그동안 현대차·기아의 기술 개발을 총괄해 온 김용화 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위촉됐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CTO로 임명됐지만, 약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이를 두고 자동차 업계는 김 사장이 사실상 경질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차기 수장으로는 현대차·기아의 SDV 전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송창현 사장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 조직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용화 사장의 퇴진으로 송창현 사장의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나올 신년사를 통해 개편 방향 등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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