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완성차 5사 내수 판매 ‘플러스 성장’…르노·KG만 ‘후진’

시간 입력 2024-01-04 17:00:35 시간 수정 2024-01-04 17: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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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GM ‘선방’…르노·KG는 ‘고전’
르노, HEV 중형 SUV 신차로 분위기 전환 도전
KG, 토레스 EVX 필두로 내수 판매 반등 나서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사진제공=현대자동차>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지난해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에도 신차 효과를 통해 판매 방어에 성공한 덕분이다.

다만 업체 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자동차·기아와 한국GM은 나란히 선방한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와 KG모빌리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해 연간 내수 판매량은 144만9885대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우선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76만2077대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그랜저, 싼타페, 코나 등 신차가 높은 인기를 끈 영향이 컸다. 그랜저는 지난해에만 11만3062대가 팔리며 국산 승용차 중 내수 판매 1위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싼타페는 2022년 2만8705대에서 지난해 5만1343대로 78.9% 늘었고, 코나도 8388대에서 3만4707대로 313.8% 급증했다. 일명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인 포터의 경우 지난해 9만7675대를 기록하며 그랜저와 함께 현대차의 국내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 ‘더 뉴 쏘렌토’.<사진제공=기아>

특히 기아는 3년 만에 국내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56만3660대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기존 국내 최다 판매량은 2020년 기록한 55만2400대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기아 차량은 쏘렌토로 8만5811대를 기록했다. 이어 카니발 6만9857대, 스포티지 6만9749대, 봉고 6만2919대 등 순이었다. 레이도 지난해 5만930대가 판매되며 국내 경차 시장의 부활을 이끌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현상 완화로 인해 생산 물량 증가와 공급 확대가 지속됐다”며 “더 뉴 쏘렌토, 더 뉴 카니발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역대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한국GM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3만8755대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2022년 내수 판매량이 3만7237대로 전년 대비 31.4% 감소했던 것과 대조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지난해에만 2만3656대가 판매되며 한국GM 전체 내수 판매 실적의 61%를 책임졌다. 지난해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수 판매량이 7521대로 전년 대비 48.3% 감소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르노 ‘XM3 E-TECH 하이브리드’.<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반면 극심한 신차 가뭄에 시달린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2만2048대에 그쳤다. 2022년 5만2621대과 비교해 58.1% 급감한 수치다. 내수 판매 실적을 책임지는 SM6, QM6, XM3의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SM6는 2022년 4218대에서 지난해 2199대로 47.9% 줄었고, XM3도 1만9425대에서 8915대로 54.1% 감소했다. 특히 대표 차종인 QM6는 2만7440대에서 1만866대로 60.4% 급감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중형 SUV 신차인 ‘오로라1(가칭)’을 출시해 분위기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6만3345대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간판 차종인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된 탓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2022년 2만5905대에서 지난해 1만5349대로 40.7% 감소했고, 티볼리도 1만1130대에서 6683대로 40% 줄었다. 코란도의 경우 5211대에서 1455대로 72.1% 급감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국내 출시한 토레스 EVX를 필두로 올해 내수 판매 반등을 노리고 있다. 토레스 EVX는 433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업계는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내수 장악력을 키우면서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개사의 존재감이 옅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내수 시장 점유율은 91.4%에 달했다.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내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중견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며 “올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신차 출시가 대거 예고돼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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