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GM ‘선방’…르노·KG는 ‘고전’
르노, HEV 중형 SUV 신차로 분위기 전환 도전
KG, 토레스 EVX 필두로 내수 판매 반등 나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지난해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에도 신차 효과를 통해 판매 방어에 성공한 덕분이다.
다만 업체 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자동차·기아와 한국GM은 나란히 선방한 반면 르노코리아자동차와 KG모빌리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해 연간 내수 판매량은 144만9885대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우선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76만2077대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그랜저, 싼타페, 코나 등 신차가 높은 인기를 끈 영향이 컸다. 그랜저는 지난해에만 11만3062대가 팔리며 국산 승용차 중 내수 판매 1위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싼타페는 2022년 2만8705대에서 지난해 5만1343대로 78.9% 늘었고, 코나도 8388대에서 3만4707대로 313.8% 급증했다. 일명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인 포터의 경우 지난해 9만7675대를 기록하며 그랜저와 함께 현대차의 국내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기아는 3년 만에 국내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56만3660대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기존 국내 최다 판매량은 2020년 기록한 55만2400대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기아 차량은 쏘렌토로 8만5811대를 기록했다. 이어 카니발 6만9857대, 스포티지 6만9749대, 봉고 6만2919대 등 순이었다. 레이도 지난해 5만930대가 판매되며 국내 경차 시장의 부활을 이끌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현상 완화로 인해 생산 물량 증가와 공급 확대가 지속됐다”며 “더 뉴 쏘렌토, 더 뉴 카니발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역대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내수 판매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한국GM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3만8755대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2022년 내수 판매량이 3만7237대로 전년 대비 31.4% 감소했던 것과 대조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지난해에만 2만3656대가 판매되며 한국GM 전체 내수 판매 실적의 61%를 책임졌다. 지난해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수 판매량이 7521대로 전년 대비 48.3% 감소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극심한 신차 가뭄에 시달린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2만2048대에 그쳤다. 2022년 5만2621대과 비교해 58.1% 급감한 수치다. 내수 판매 실적을 책임지는 SM6, QM6, XM3의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SM6는 2022년 4218대에서 지난해 2199대로 47.9% 줄었고, XM3도 1만9425대에서 8915대로 54.1% 감소했다. 특히 대표 차종인 QM6는 2만7440대에서 1만866대로 60.4% 급감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하이브리드 중형 SUV 신차인 ‘오로라1(가칭)’을 출시해 분위기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6만3345대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간판 차종인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된 탓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2022년 2만5905대에서 지난해 1만5349대로 40.7% 감소했고, 티볼리도 1만1130대에서 6683대로 40% 줄었다. 코란도의 경우 5211대에서 1455대로 72.1% 급감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국내 출시한 토레스 EVX를 필두로 올해 내수 판매 반등을 노리고 있다. 토레스 EVX는 433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업계는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내수 장악력을 키우면서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개사의 존재감이 옅어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내수 시장 점유율은 91.4%에 달했다.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내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중견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며 “올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신차 출시가 대거 예고돼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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