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허브 가능성↑…낮은 공급망 위상은 ‘걸림돌’

시간 입력 2024-02-22 17:33:23 시간 수정 2024-02-22 17: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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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SGI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허브 구축 가능성 연구’ 보고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우리나라가 글로벌 배터리 공급 기지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배터리 공급망 내 위상이 상당히 낮아 핵심 광물 공급망 재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2일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허브 구축 가능성 연구’ 보고서에서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며 “이에 한국이 중국 대신 공급망 허브를 구축할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 셀 생산의 약 75%를 담당한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 셀 구성 요소 70% 이상, 주요 광물 제련도 60% 이상을 중국이 담당한다. 한국도 배터리 핵심 광물 5대 품목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에 대한 대(對)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대신 한국은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에 리튬을 더해 만드는 삼원계 양극재의 최대 수출국으로, 전 세계 수출의 76.8%를 차지한다.

이에 보고서는 향후 한국이 중국을 대신해 공급망 허브가 될 잠재력을 가졌다고 내다 봤다. 한국이 양극재 공급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배터리 허브 구축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배터리 셀 부문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글로벌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도 배터리 공급 기지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한국의 배터리 공급망 내 위상은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SGI가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 내 중계 역할을 측정하는 지표인 ‘매개중심성’을 계산해 국가별 공급망 위상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수출액은 세계 3위인 반면 매개중심성은 21위에 그쳤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은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어 다양한 국가와 수출입 거래를 하는 중국, 미국, 독일, 프랑스 등에 비해 공급망 위상이 낮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공급망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대중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면 핵심 광물 5대 품목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SGI는 제안했다.

SGI는 국내 생산 강화와 광물 수입 다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투자 세액 공제 직접 환급제 도입 △국내 마더 팩토리 구축 △해외 광물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체 설립 △기업 기술 개발 촉진 등을 제시했다.

특히 향후 리튬 기반 이차전지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광산을 확보해 리튬 공급망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SGI 연구위원은 “광산 개발은 해외 네트워크, 대규모 자본 등을 통한 장기 계획이 필요해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해외 광물 자원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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