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보단 재미로”…유통가, 압도적 크기 ‘초대형 식품’ 출시 경쟁

시간 입력 2024-03-07 07:00:00 시간 수정 2024-03-06 17: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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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인분 컵라면·6.6배 키운 크림빵 등
MZ소비자 “한 번 쯤 먹어볼 만 한 재미”

유통가에서 선보이고 있는 초대형 식품들. <사진제공= 각 사>

# 대학생 정 씨는 최근 친구들과의 여행에 8인분 점보 사이즈 컵라면을 준비해갔다. 용량이 많아 여럿이 모여야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 씨가 찾던 ‘오모리 점보도시락’은 입고돼 있는 곳이 많지 않아 편의점 앱으로 인근 매장에 재고가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정 씨는 “일반 사이즈 컵라면보다 오히려 맛은 떨어졌지만, 커다란 생김새에 다들 신기해하고 반응이 좋았다”라며 “여러명이서 있을 때 재미를 위해 딱 한 번쯤 먹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넓게 뚫린 용기 윗부분으로 찬 공기가 빨리 들어가 면발이 빨리 불고, 많은 양의 온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재미를 위해 지급하기에 약 2만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기업, 편의점 등 유통가에서 앞다퉈 점보 사이즈 식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오모리 김치찌개 라면, 삼립 정통 크림빵 등 익숙한 제품들로 점보 먹거리 트렌드를 부추기고 있다. 정 씨처럼 대형 먹거리에 특별한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편의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최근 자사 빅 사이즈 삼각김밥을 4개 합친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을 출시했다. 기존에 없던 초대형 형태의 이색 삼각김밥이다. 물리지 않고 나눠 먹을 수 있도록 김치볶음 참치마요, 동원 고추참치, 크랩 참치마요, 간장바싹 불고기 등 네 가지 스테디 셀러 맛으로 조합했다.

CU의 대용량 상품들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7월 출시한 1kg짜리 특대용량 안주 ‘꾸이 포대’는 출시 일주일 만에 2000개가 판매됐으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5만개를 넘어섰다.

임재영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는 “가성비 수요와 재미 요소를 중시하는 펀슈머(Fun+Consumer) 현상이 맞물리면서 빅 사이즈 상품에 대한 니즈가 지속됨에 따라 이번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PC삼립은 최근 자사 브랜드 중 의미가 깊은 ‘정통 크림빵’ 출시 60주년을 기념해 이를 6.6배한 대형 크림빵 ‘크림대빵’을 출시했다. 이 브랜드가 익숙한 기성세대에서 MZ세대 소비자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서다. 실제로 큰 호응을 얻어 현재 주요 편의점에서 주 3회 1일 1개 발주로 제한이 걸린 상태다.

정통 크림빵은 SPC삼립의 대표 스테디셀러로 국내 제빵업계 최초의 비닐 포장 기술을 도입한 제품이다. 1964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9억개를 기록했다. 또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브랜드 최다 판매 크림빵(리테일 부문, 누적)’으로 KRI 한국기록원과 미국 세계기록위원회 공식 인증을 받았다.

초대형 식품의 잇따른 출시는 GS리테일이 작년 5월 팔도 도시락 라면을 8인분 용량으로 선보인 것이 도화선이 됐다. 출시 당시 남다른 크기로 SNS, 유튜브 온라인 상에서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GS리테일은 지난달에도 점보라면 시리즈 3탄으로 오모리 김치찌개 라면을 8.5배한 오모리 점보도시락을 출시했다. 2탄은 짜장라면 ‘공화춘’과 ‘간짬뽕’을 합친 ‘공간춘쟁반짬짜면(공간춘)’으로 작년 11월부터 판매중이다.

GS25 관계자는 “연예인, 먹방 유튜버는 물론 일반인까지 점보라면 시리즈 먹방 챌린지에 나서며 관련 영상은 수백 건, 영상 누적 조회수는 무려 2억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점보라면 시리즈는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넘어섰다. 이는 일반 용기면 1600만개 용량으로, 2종 기준 1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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