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안되면 가차 없이 접는다”…게임업계, 실적 한파에 ‘셧 다운’ 프로젝트 속출

시간 입력 2024-03-14 10:00:00 시간 수정 2024-03-14 0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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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비용 절감’에 무게 실려… “빠른 판단으로 비용‧인력 효율적 운용”
넥슨, 베일드엑스퍼트·워헤이븐·웨이크러너 등 잇따라 서비스 종료
넷마블·라인게임즈·데브시스터즈 등 오랜 기간 개발 게임도 ‘서비스 종료’

넥슨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게임의 공식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용할 수 없는 페이지’ 알림을 볼 수 있다. <출처=넥슨 홈페이지>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이나 테스트 단계의 신작 게임까지 과감히 폐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인해 게임사들의 사업 방향에서 ‘비용 절감’에 무게가 실리면서, 흥행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신작을 빠른 시일 내에 접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을 진행하던 신작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3개의 게임에 대한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렸고, 넷마블을 비롯해 라인게임즈 등의 게임사들 또한 정식 출시 이전의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사실을 잇따라 전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발 중단 소식을 전한 게임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우며 게임성이 부족한 신작에 대한 빠른 포기를 선언했다. 얼리액세스 등 유저 반응 테스트 단계에서 내부 기대치에 성적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 아예 해당 게임에 대한 개발 자체를 중단하고 정식 출시 계획을 무산시키는 모습이다.

넥슨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3개의 게임에 대한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렸다. <출처=넥슨>

먼저, 넥슨은 지난해 12월 3인칭 슈팅게임(TPS) ‘베일드엑스퍼트’ 서비스를 얼리액세스 약 7개월 만에 중단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백병전 콘텐츠로 독특함을 내세워 주목받았던 팀 대전 액션 게임 ‘워헤이븐’ 또한 얼리액세스 4개월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연이은 서비스 종료로 국내‧외 유저들의 아쉬움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넥슨은 최근 또 한 번의 과감한 선택을 전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흥행으로 주목받던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차기작으로 개발 중이던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마저 개발을 중단한 것이다.

민트로켓은 ‘웨이크러너’를 프로젝트 단계에서부터 약 2년 이상 개발해왔다. 이를 지난달 초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신작 공개 행사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데모 버전으로 출시하고 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이 공개 테스트가 시작된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개발 중단 소식을 알렸다. 당시 제작진은 “후속 개발을 이어가더라도 많은 분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큼 완성도를 올리기 어렵다 판단했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PC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오는 4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출처=넷마블>

한편, 넥슨 외에 다른 게임사들 또한 비슷한 성과가 부진한 게임의 개발을 빠르게 중단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PC 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오는 4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에픽게임즈가 2016년 오픈베타로 서비스한 ‘파라곤’을 원작으로, TPS(3인칭 슈팅)‧ MOBA(진지점령) 장르가 혼합된 게임으로 주목받았지만, 2022년 12월부터 진행된 얼리액세스에서 성과가 부진해 상반기 출시가 무산된 것이다. 넷마블 측은 “내부적으로 기대치에 부합하는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개발을 중단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말 6년간 개발한 PC 신작 ‘퀀텀 나이츠’의 최종 테스트 단계에서 해당 게임의 출시가 불발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데브시스터즈는 ‘데드 사이드 클럽’으로 출시했던 게임의 이름과 플랫폼을 바꿨지만 실패했다. <출처=데브시스터즈>

한편, 정식 출시 이후 비교적 빠른 시기에 서비스 종료 결정이 난 게임도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1월 횡스크롤 슈팅게임 ‘사이드불릿’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게임의 개발 스튜디오인 프레스에이는 앞서 ‘데드 사이드 클럽’으로 스팀 얼리액세스 형태로 출시했던 게임의 이름을 변경하고 플랫폼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기며 재출발의 의지를 다졌지만, 서버 문제 등이 부각되며 유저들이 등을 돌려 재기에 실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흥행 가능성이 보이는 신작을 위주로 출시 계획을 진행시킴으로써, 빠른 판단을 통해 비용‧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신작 서비스 종료는 초기에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게임을 되살리는 것보다 다른 새로운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해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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