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비둘기’ 띄웠다…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 ‘주목’

시간 입력 2024-03-21 17:05:16 시간 수정 2024-03-21 1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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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책금리 5.25~5.50% 동결
시장 예상 깨고 연내 3회 금리인하 전망 유지
한국, 하반기 금리인하 여부 관심…인하시기 촉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신호를 보냈다. 연준이 금리인하 횟수를 지난해 12월 밝힌 3회에서 2회로 조정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금리 전망치를 유지한 데다 통화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한 까닭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선회(피벗)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시선도 커졌다.

미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레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5.25~5.50%로 5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 2%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했다.

미 연준 기준금리 3회 전망 유지…‘통화 긴축’ 속도 조절 시사

이번 연준 결정에서 최대 관심사는 향후 금리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점도표의 변화다. 앞서 지난해 12월 발표된 점도표에서는 연준이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내려가면서 금리 인하 횟수를 2회로 조정할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연준은 이번 점도표에서 연 3회 금리인하를 유지하면서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4.6%로 제시했다. 제롬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물가지표가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 목표를 향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추세)은 진행 중이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0 속도 완화는 가까운 시일에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인 데다 인플레이션이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보이는 등 물가상승 추세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의 위험은 양면성을 보이고 있는데 너무 빨리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으며 너무 늦게 완화하면 고용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는 올해 어느 시점에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며 향후 데이터를 확인해 인플레이션 2% 근접 확신이 더 강해질 때까지 조심스럽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내달 기준금리 동결 무게…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예상

연준의 결정 이후 한국은행으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의 금리 동결로 미뤄볼 때 내달 예정된 한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미국이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밝히면서 한은 역시 통화정책에 여유를 갖게될 가능성도 커졌다.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이라는 고민을 덜게 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기계적으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통상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보다 금리를 인하할 때 한은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한은이 예의주시하는 건 물가안정기 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라스트마일(마지막구간)’ 리스크다. 올 1월 2%대로 잠깐 내려간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농산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한달 뒤 3%대로 올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보다 높고 마지막 구간에서 물가가 평탄하게 움직이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내려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예상대로 내려가는지 확인한 후에야 금리 움직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하반기쯤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에서는 연준의 ‘6월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1~2개월 뒤에 한국 역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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