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와 통합 불발 OCI, 제약·바이오 투자 ‘지속’…“국내외 제약사 두루 검토”

시간 입력 2024-03-29 16:14:43 시간 수정 2024-03-29 16: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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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신규 협력사 발굴…제약·바이오 투자 이어가
폴리실리콘 증설, 오는 2027년까지 5만6000톤 확대
이 회장 “혁신적인 주주환원책 이른 시일 내 선보일 것”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제약·바이오 시장은 고령화에 발맞춰 한국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한미와의 통합 과정은 어렵게 됐지만 다른 기회를 찾으면 소통을 거쳐 좋은 성장 전략을 발표하도록 하겠다.”

29일 서울시 중구 OCI빌딩에서 개최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우현 OCI 회장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제약·바이오 신사업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한미그룹과의 통합이 물거너 갔지만,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제약사 및 바이오 업체와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제약사 뿐만 아니라 해외 제약사들을 두루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OCI그룹은 지난 1월 한미그룹과 통합 계약을 깜짝 발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양 그룹은 동반 상생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종 산업 간 결합의 신호탄을 쐈다. 특히 인수합병(M&A)이 아닌 각 그룹의 독립성을 유지한 채 각사의 역량을 모아 더 큰 시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모았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되던 통합작업은 한미그룹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추전한 이사 6명의 선임안이 모두 부결된 것이다.

OCI홀딩스가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OCI>

결국, OCI그룹은 한미그룹과의 통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한 한미그룹 측 인사인 임 부회장을 포함한 3인에 대한 선임건도 관련 절차에 따라 철회됐고, 한미그룹과 협력을 위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는 사임할 예정이다.

또한 현물출자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전면 백지화 했다. OCI그룹과 한미그룹 간의 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의 이후 취득할 수 있는 만큼, 선결 과제인 통합 절차가 중단됨에 따라 모두 무산됐다.

이 회장은 “회사가 큰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한미측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도 어려운 과제인 만큼 다시 (한미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그룹의 이사회를 장악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의 협력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OCI그룹은 한미그룹 건과 별개로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열린 부광약품의 주총에서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우기석 대표이사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이 회장은 “우 대표는 부광약품의 약한 영업력을 보충해 줄 경영자로 굉장히 자질이 보유한 인물이다”며 “설령 떠난다고 해도 저희가 못 보내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2022년 OCI그룹이 1461억원을 투자해 지분 10.9%를 획득하면서 최대주주로 공동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OCI그룹은 한미그룹과의 통합이 불발되면서 새 협력사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당장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국내외 제약사를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OCI 사옥 전경. <사진=박대한 기자>

OCI그룹은 제약·바이오 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과 함께 주력 사업에 대한 역량도 강화한다.

OCI그룹은 말레이시아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대부분의 전력을 수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로 조달한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는 석탄을 기반으로 폴리실리콘을 양산하는 중국과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다”면서 “RE100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고객사가 중국 제품이 아닌 OCI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특히 OCI그룹은 군산공장 유휴설비를 말레이시아로 옮겨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증설에 나섰다. 이를 통해 신규로 투자하는 것보다 투자비를 50%가량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OCI그룹은 올해 2월 기준 폴리실리콘 2만1600톤(MT)의 증설 투자를 확정했다.

OCI그룹은 신규 전력 확보에 따라 폴리실리콘 추가 증설에 나선다. 오는 2027년 최대 5만6000톤까지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 회장은 “현재 증설 물량은 장기 공급계약에 따른 것이다”며 “오는 2030년까지 생산량 대부분이 공급처가 확정돼 있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OCI 주식이 저평가된 부문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사회의 1호 의안이 주주가치 증대다”며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혁신적인 주주환원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선, OCI홀딩스의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이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주당 3300원의 현금배당에 나선다. 이는 시가 배당률 약 3%에 달하는 규모로 전년(주당 2500원) 대비 32% 늘었다. OCI홀딩스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빠른 시일 내 선보일 방침이다.

이 회장은 “3년간 9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면밀히 살펴 최대의 주주환원에 나서고자 결정한 금액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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