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조달부담 커진 카드사…이자비용 1년새 1조↑

시간 입력 2024-04-06 07:00:00 시간 수정 2024-04-05 16: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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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연간 이자비용만 3.8조…1년새 40% 급증
장기차입금 중심 삼성카드, 이자비용 증가폭 10%대
올해 만기 도래 카드채 22조 규모…카드사 부담 지속

지난해 카드업계의 이자비용이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2조7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찍은 데 이어, 1년 만에 1조원 넘게 불어나며 또 한 번 역대 최대 수준을 새로 쓴 것이다. 기준금리 급등에 따라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 상승 및 조달 환경 악화로 인해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이자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카드사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7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 총액은 3조826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2조7322억원) 대비 40.06% 증가한 것으로, 1년새 1조원 넘게 늘어난 금액이다.

1년새 이자비용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 총액은 3272억원으로, 전년(1741억원) 대비 87.86%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뒤이어 롯데카드의 이자비용이 72.44% 증가한 5814억원의 이자비용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3721억원(전년 대비 46.35% 증가) △현대카드 6334억원(35.45% 증가) △KB국민카드 6334억원(35.45% 증가) △신한카드 8615억원(29.61% 증가) 등의 순으로 이자비용 증가폭이 컸다.

삼성카드 역시 전년 대비 이자비용이 소폭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증가폭은 10%대로 크지 않았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48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3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장기차입금을 중심으로 한 만기 관리와 지속적인 비용효율화 노력으로 안정적으로 비용을 관리한 결과”라고 말했다.

연간 1조원대 후반을 유지하던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지난 2022년부터 큰 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 총합은 2020년 1조9059억원, 2021년 1조9285억원으로 1조9000억원대에 그쳤으나 2022년 말 2조7322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2022년 이후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2년 1분기 5296억원 △2분기 6062억원 △3분기 7261억원 △4분기 8702억원 △2023년 1분기 8945억원 △2분기 9153억원 △3분기 9715억원으로 지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1조455억원으로, 1개 분기 동안에만 1조 규모의 이자비용을 기록하며 카드사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카드사의 이자비용이 일제히 증가한 것은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카드사들의 조달금리 역시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카드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운용하기 때문에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비용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하게 될 경우 통상 만기 2~3년의 채권을 발행하게 된다. 과거 높은 금리로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이어지고 있어 카드사의 이자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문제는 올해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카드채 역시 적지 않은 규모라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12월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는 22조41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저금리 시절 발행한 장기 카드채다. 카드사들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카드채 만기가 도래했을 때 주로 차환 발행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과 같이 신규발행 채권과 만기도래 채권간 금리 격차가 큰 상황에서 차환 발행을 하게 될 경우,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의 경우 최근 2개년간 조달 환경이 어려워지자 물량확보에 힘써왔던 만큼,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의 규모에 따라 카드사들의 부담 역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2년 말부터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조달비용이 올라가는 등 회사채 시장도 함께 악화됐다”면서 “여전채를 발행하게 될 경우 만기가 2~3년 정도 되는 채권을 발행하게 되는데, 높은 금리로 한 번 발행이 되고 나면 금리가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낮은 금리가) 반영되지 않고 이자가 나가며 이자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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