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 인프라에 적극적인 NH투자증권…“배출권 모범 사례 만들 것”

시간 입력 2024-04-08 19:30:00 시간 수정 2024-04-08 17: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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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보세 보이던 탄소배출권 가격 올 들어 반등세
NH증권, 주식처럼 배출권 거래 내년부터 개시…하나·SK증권 등도 관심

증권업계 블루오션으로 부상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지부진했었던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대형사 참여로 재조명 받는 분위기다. 

그간 탄소배출권 시장은 글로벌 장세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외면 받아왔으나 올 들어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참여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역시 반등세를 보인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탄소배출권 거래 사업에 진출하면서 관련 인가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선봉에 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탄소배출권은 기업 등의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말한다. 이를 사고파는 시장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다. 현재 탄소배출권은 할당 대상 업체들이 한국거래소 시스템에 직접 참여해서 거래하고 있다. 앞으로 위탁매매 사업이 개시되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서비스(HTS) 등을 통해 마치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거래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부터 배출권 할당대상 업체 등을 대상으로 위탁매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박건후 NH투자증권 클라이언트솔루션본부 대표는 “위탁매매제도 시범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통해 배출권 제도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NH투자증권은 탄소배출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탄소금융팀’을 ‘탄소금융부’로 승격시키고, 탄소배출 관련 친환경 기업들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나증권도 탄소배출권 시장에 일찍이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2021년 업계 처음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시장조성자(LP)로 선정돼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첫 거래를 완료했다.

SK증권 역시 2021년부터 배출권거래재 LP로 활동하면서, 탄소배출권 시장 관련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NAMU EnR’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탄소배출권을 토큰증권 방식으로 투자 상품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다시금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의 ‘탈탄소 흐름’에 따라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내년 탄소 감축률을 4.3%로 현재의 2배 가량 상향할 예정이다. 애플과 메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기업들까지 사용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해야 하기에, 글로벌 교역에서 배출권 거래를 통한 충당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올 하반기 중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자산운용사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참여가 허용될 전망이다. 이에 탄소배출권을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탄소배출권 ETF는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최근 들어 다소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의 종가는 지난 2월 27일 기준 7740포인트까지 떨어졌으나 1개월 후인 3월 27일 기준 9335포인트까지 2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8055포인트에서 9390포인트까지 16.6% 올랐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이 발표될 예정인데, 유상할당 비율 확대 및 무상할당량 축소가 유력하다”며 “시장 참여자 확대(수요증가)와 무상할당 축소(공급감소)는 장기적으로 배출권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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